조각가 박상숙씨의 작품 주제는 인간이다.

실존적 존재로서의 인간, 또는 그 인간이 처한 상황에 일관된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 95년 파리로 건너가기전에 그는 인체를 통해 인간에대한 관심을
조형화하는데 주력했다.

실루엣에 가깝게 표현되는 인체와 건축적 구조물은 일종의 대립관계를
형성하며 작품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작업무대를 파리로 옮기고 나서 그의 작품은 외관상 크게 변화했다.

인체의 모습이 사라지고 대신 추상적으로 나타나던 건축구조물들이
뚜렷하게 형상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간이 깃들어 살고 있는 공간, 즉 집을 통해 인간과 삶의 문제를
상징적으로 표현해 내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연하지만 시간이 지남에따라 단단해지는 유백색 석회석을
재료로 쓰는 것도 "세파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인간"을 암시적으로
표현하려는 의도다.

서울에서의 작업이 인간과 상황간의 긴장관계를 보여준 것이었다면
파리에서 제작한 근작들은 그 긴장이 해소되고 인간과 상황이 화해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13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갤러리 현대(734-8215)에서 갖는
개인전은 그의 이같은 작품흐름을 한눈에 보여준다.

출품작은 "생활방식" 연작 20여점.집의 외형 온돌 아궁이 우물 초가지붕
등을 단순화한 작품들이다.

작가는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과 "한국적 집"에 대한 그리움이 작품에
나타난것 같다"고 말했다.

< 이정환 기자 / jh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1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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