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을 겨냥한 새영화들이 주말극장가에 한꺼번에 선보인다.

영화팬들은 어느 영화를 봐야할지 즐거운 비명을 질러야 할 정도다.

주말 개봉되는 영화는 모두 8편.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에서부터 SF영화, 숨막히는 액션물까지 다양하다.

직배사들은 액션물로 승부를 건다.

워너브라더스가 "도망자2"를, UIP는 "머큐리"를 각각 내놓는다.

"도망자2"에서는 웨슬리 스나입스가 누명을 쓴 정부요원으로 나와 한바탕
추격전을 벌인다.

그를 쫓는 연방경찰은 토미 리 존스.

전편에서 아내를 죽인 혐의를 받던 해리슨 포드를 집요하게 쫓던 그 형사다.

큰 줄거리는 비슷하지만 액션장면이 강화됐다.

"머큐리"는 액션스타 브루스 윌리스를 간판으로 내세웠다.

개성강한 FBI요원이 한직에 물러나있다 우연히 국가조직의 음모를
파헤친다는 내용으로 브루스 윌리스의 트레이드마크격인 줄거리다.

국내 영화사들은 주로 로맨틱 코미디를 개봉한다.

대우시네마의 "웨딩싱어", 현대방송의 "엠마"는 결혼과 관련된 해프닝을
다뤘다.

유일한 한국영화 "토요일 오후 2시"는 소외된 젊은이들의 사랑이 소재다.

"웨딩 싱어"는 결혼식 피로연에서 노래를 부르고 쇼도 진행하는 아마추어
연예인이 주인공.

가수이자 코미디언인 아담 샌들러가 남의 결혼식에선 활개를 치지만 정작
자신의 사랑엔 숙맥인 웨딩싱어 로비로 등장한다.

80년대풍 노래들과 조연들의 연기가 빛나는 작품이다.

기네스 펠트로의 청순한 연기가 돋보이는 "엠마"는 풋내기 중매장이 이야기.

제인 오스틴의 소설이 원작으로 18세기 영국인들의 사랑이 나른한 봄날
풍경화처럼 펼쳐진다.

외화홍수속에서 선전이 기대되는 한국영화 "토요일 오후 2시"는 김민종과
이승연이 풋내기 제비족과 그를 사랑하는 소매치기로 나온다.

일그러진 도시풍경을 그렸으면서도 전혀 어둡지 않다.

상투적인 표현들이 남발되는게 흠이지만 뮤직비디오식의 빠른 화면과
오밀조밀한 에피소드 그리고 탄탄한 조연들의 연기가 잘 어우러졌다.

이밖에 "메이드 인 홍콩" "가타카" "루시퍼" 등도 개봉대열에 합류한다.

올해 홍콩 금상장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을 휩쓴 "메이드 인 홍콩"은
홍콩영화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작품.

푸르트 첸(진과) 감독은 탈출구를 잃어버린 젊은이들의 방황과 사랑을
적절한 상징과 환상을 배합해 뛰어나게 그려냈다.

"가타카"는 유전자 조작으로 인간이 우성과 열성으로 분리되는 미래사회를,
"루시퍼"는 악령의 세계를 다룬 SF괴기물이다.

< 이영훈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