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은 기독교 최대 축제일의 하나인 부활절.

십자가에 못박혀 숨진 예수 그리스도가 사흘만에 다시 살아난 날이다.

죽음을 이긴 승리와 희망을 상징하는 예수의 부활은 IMF한파로 빈사상태에
빠진 한국의 기독교계에 새로운 의미를 던지고 있다.

이날을 기리기위해 개신교계와 천주교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한다.

한국교회부활절 연합예배위원회(대회장 조용기목사)가 주최하는 개신교
부활절 연합예배는 12일 오전5시30분 서울 장충체육관을 비롯한 전국
1백21개 지역에서 30여개 교단 1백만 신도가 참가한 가운데 동시에 펼쳐진다.

성탄절은 교회별로 행사를 갖지만 부활절은 연합예배를 올리는게
개신교계의 관례.

서울에서는 장충체육관에서 1만3천여명의 신도가 참석한 가운데
중앙연합예배를 갖는다.

조용기 대회장의 사회로 지덕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설교를
맡고 김동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총무가 남북공동기도문을 봉독한다.

남북 공동기도문은 3월초 중국의 베이징에서 북한의 조선기독교도연맹
(위원장 강영섭)과 함께 채택한 것.

"주님의 은총으로 이제 한반도를 갈라놓은 대립의 막힌 담이 허물어지게
하고 하나의 민족으로 부활하는 역사가 이루어지게 해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앞서 새벽4시30분에는 3천여 목회자와 신학생 청년 대학생들이 참여,
경제난국과 사회적 갈등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회개하는 "나라와 민족을
위한 회개기도회"를 갖는다.

위원회는 이날 모인 헌금가운데 필요경비를 제외하고 모두 실직자를
위한 기금으로 쓸 계획이다.

천주교는 부활절을 맞아 12일 서울 명동대성당과 평양 장충성당, 미국 뉴욕
오렌지한인성당 등 3곳에서 같은 시간에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기원하는
미사"를 올린다.

명동대성당에서는 김수환 추기경이,평양 장충성당에서는 현재 북한을
방문중인 박창득신부(오렌지 한인성당 주임)가 12일 오전11시에 각각 미사를
집전한다.

뉴욕에서는 11일 오후9시 미주한인사제단이 부활전야미사를 공동으로
올린다.

또 남북및 해외 천주교인사들은 민족의 화해와 일치의 표시로 프란치스코
성인의 "평화를 구하는 기도"를 미사끝에 바친다.

한편 김수환추기경은 부활절메시지를 통해 "사랑의 실천이야말로 그리스도
부활을 가장 힘있게 증거하는 표시가 되는 동시에 나라를 살리고 통일을
이룩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오춘호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