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한파로 방송사들이 제작비를 줄이면서 방송가촬영현장의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요즘 방송가 야외촬영 현장에서 오후 6시가 가까워지면 PD들이 일을
서둘러 끝내기 위해 소리를 지르며 스태프를 독려하는 모습을 쉽게 볼수
있다.

제작비를 아끼기 위한 것이다.

"엑스트라"로 불리는 보조출연자의 하루 출연료는 오후 6시가 넘으면 50%가
추가돼 6만원으로 올라간다.

자정이 지나면 액수가 8만원까지 뛴다.

방송사들이 특히 비용이 많이 드는 야외촬영 횟수와 일정을 줄이면서
제작진들이 무리한 강행군을 감수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경북 경주로 야외촬영을 다녀온 한 방송사의 드라마 제작팀은 예전
같으면 3박4일정도 걸릴 일을 2박3일 일정으로 끝내고왔다.

새벽1시에 출발, 사흘 밤낮을 부지런히 촬영하고 마지막날 밤 늦게
상경했다.

출연료를 아끼기위해 제작진이 직접 배우로 나서는 것도 다반사이다.

MBC "다큐멘터리 이야기속으로"에서 조연출을 맡고있는 유해진씨는
"알몸 대소동"편에서 노인역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경찰청사람들" 조연출인 허진호씨도 케이블방송 PD역을 맡아 짧은 대사와
함께 연기를 선보였다.

KBS의 황제연 이태현 박용태PD 등도 자신이 제작하는 프로그램에 단역으로
직접 출연했다.

이같은 제작비 절감은 필연적으로 프로그램 완성도를 떨어뜨릴수 밖에
없다는 것이 방송인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 박해영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3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