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통해 현재를 비춰볼수 있는 것이 사극의 묘미다.

권력을 얻기위한 치열한 다툼, 개혁을 위한 노력등 역사속의 "정치"는
오늘날과 흡사한 점이 많다.

KBS 대하드라마 "용의 눈물"이 숱한 화제를 뿌리며 인기를 얻은 이유는
극자체의 구성이 탄탄한데다 내용이 대권경쟁등 현실정치와 절묘하게
맞물렸기 때문.

"용의 눈물"이 일으킨 사극바람에 MBC가 가세, 뜨거운 안방대결을 펼친다.

MBC는 4월1일부터 영.정조시대를 배경으로 한 "대왕의 길"(극본 임충
연출 소원영)을 방영한다.

KBS도 5월 종영될"용의 눈물" 후속으로 세조의 일대기를 다룬 "바람의
생애"(극본 정하연 연출 김종선)를 준비중이다.

MBC 새 수목드라마 "대왕의 길"은 조선시대 개혁정치의 상징인 정조가
주인공.

왕조중흥을 이끈 영조에 이어 각종 제도를 혁파, 체제를 정비하고자 했던
그는 49세에 갑자기 사망함으로써 대망을 이루지 못한다.

어린시절 아버지인 사도세자가 뒤주속에 갇혀 죽는 것을 지켜보며 느꼈던
붕당정치와 외척의 폐해, 14년의 긴 세손시절 수없이 겪었던 생사의 고비,
신탕평책실시와 규장각설치 등 재위시절의 치적이 드라마에 담겨진다.

제작진은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는데 교훈과 지혜를 줄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영조역은 박근형, 사도세자 역은 임호가 맡았다.

사도세자의 부인 혜경궁 홍씨로는 드라마 "산" 촬영중 중상을 입었던
홍리나가 나온다.

극중반부터 등장할 정조역은 미정.

이밖에 윤손하, 정혜선, 조형기, 권용운 등이 출연한다.

KBS "바람의 생애"는 어린조카 단종의 왕위를 빼앗아 등극하는 세조의
권력장악과정과 그안에서 겪는 인간적 고뇌 등을 그린다.

다른 한편으론 나라의 제도와 문물을 정비한 세조의 업적을 조명한다.

동시대를 배경으로 했던 94년 사극 "한명회"와 달리 세조의 생애에 초점을
맞출 예정.

< 박성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