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기업만이 경쟁에서 이길수 있다"

"위기 속으로 들어가 스스로 변신하라"

IMF 한파로 몸살을 앓고있는 가운데 격동기 기업의 생존전략을 제시한
앤드류 그로브 인텔 회장의 "편집광만이 살아 남는다" (유영수 역
한국경제신문사)와 세계적 컨설턴트 아리 드 호이스의 "살아있는 기업"
(손태원 역 세종서적)이 동시에 출간돼 관심을 모은다.

"편집광..."이 던지는 화두는 "전략적 변곡점".

어떤 사업에 근본적인 변화가 오는 시점을 뜻한다.

기업환경은 기술이 "10 x (10배)"로 변할때 전략적 변곡점을 겪는데
이에 잘 대처한 기업은 성장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주저 앉는다는
이론이다.

저자는 월마트 출현에 따른 마을상점들의 운명, 영화에 음향이 삽입되던
시절의 무성영화 배우, 컨테이너 선박에 의한 해양수송의 변혁 등을 예로
든다.

변화의 지렛대는 경쟁과 기술, 소비자와 공급.보충자, 각종 규제 등으로
다양하다.

그는 이 절박한 교훈을 인텔의 메모리사업 위기에서 배웠다.

인텔은 69년 메모리칩을 발명한 이래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지만
7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일본의 물량공세로 80년대 중반 고사위기에
처했다.

근로자를 2만5천명에서 1만7천명으로 감축하고 생산공장도 두곳이나
패쇄했다.

그러나 그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메모리를 포기하고 마이크로 프로세스로 승부를 걸자는 전략이었다.

이후 인텔은 연평균 31%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94년 펜티엄 프로세스의 부동소수점 결함문제로 인텔은 다시 한번
휘청거린다.

칩설계 오류로 90억번만에 한번씩 나눗셈의 근사값 오차가 발생한 것.

오류를 미리 발견한 설계팀이 대체칩을 만들어 고객들에게 교환해줬지만
6주간의 "악몽"으로 입은 피해는 5억달러에 달했다.

이 때도 그는 "전략적 변곡선" 개념으로 위기를 넘겼다.

"살아있는 기업"은 장수기업의 비결을 분석한 것.

한때의 성공에 머무는 "웅덩이 기업"에 그칠 것인가 지칠줄 모르는
"강물 기업"으로 흐를 것인가.

기업의 목적은 최소비용과 인원으로 최단 시간에 최대 이익을 창출하는데
있다.

그러나 이같은 "기계적 경영"으로는 미래의 높은 파고를 헤쳐 갈수
없다는 게 저자의 지론이다.

38년간 로열 더치 쉘 그룹의 전문경영을 맡았던 그는 학습조직이론과
현장체험을 접목시켜 초우량 학습기업의 성공비결을 4가지로 정리한다.

4대 비결은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민감성 <>조직원의 결속과
일체감을 높이는 응집력 <>한계영역을 넓히는 포용력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재무관리 등.

그는 여기에 "무차입경영 원칙"을 필수조건으로 덧붙인다.

연쇄부도와 "빚잔치"로 벼랑끝에 몰린 우리 기업들이 뼈아프게 새겨야
할 대목이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