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는 살아있는 생명체다.

그속에는 항상 인간이 있다"

일본 정보학자 후쿠무라 테루오의 "그림풀이 정보학"(이문호.우승술 공역,
기다리)은 정보란 활용주체에 따라 완전히 다른 가치를 지닌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일본 인공지능학회 초대회장을 지낸 그는 대천출판상 수상작인 이 책에서
복잡한 정보의 세계를 여러가지 그림과 구어체 문장으로 명쾌하게 요약했다.

그는 날마다 엄청나게 쏟아지는 정보의 흐름을 농작물재배나 가축사육
음식조리 화물운송 등과 결부시켜 설명한다.

정보의 3대영역은 전송과 처리, 수집축적.

이는 통신산업과 컴퓨터산업 대형도서관을 합친 개념이다.

정보를 운송사업과 연관지어 생각할 때 물품을 코드와 부호로 나누는
"디지털 운송법"을 떠올릴수 있다.

이 경우 운송할 물자가 특이한 것일수록 코드화하기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정보의 입력형태와 표준화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보의 형태중에도 음성이나 영상신호는 아날로그, 문자부호는 디지털
정보에 속한다.

소리와 그림 활자가 인간의 머리속에서 통합된 정보로 작용하듯 정보기술
역시 이들 요소의 입체화를 추구한다.

디지털화의 매력은 소리나 그림 활자등을 모두 수치화할수 있다는 점.

가라오케와 비디오 소프트웨어가 같은 형태의 디지털정보로 환원되는
것처럼 동일한 기록모체에 담길수 있는 정보는 고도의 미디어통합을
불러온다.

현대의 통신회선은 단순히 정보를 전송하는 미디어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가치의 서비스를 부가함으로써 훨씬 큰 영향을 발휘한다.

특히 음향기술은 특수안경이나 컴퓨터그래픽 제어기술 등을 통해 3차원
가상공간에 몰입토록 하는 기술을 앞당겼고 망막 이외의 시신경에 직접
자극을 줘 가상공간으로 끌어들이는 단계까지 왔다.

정보통신기술은 있는 것의 재생뿐만 아니라 없는 것의 합성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사용되지 않고 버려지는 쓰레기정보도 많다.

오래된 정보의 쓰레기장에서 찾아낸 희귀정보중 패총이나 고분 죽간
(대나무에 쓴 편지) 등은 옛날 것이지만 엄청난 정보를 제공한다.

그래서 저자는 "쓰레기가 된 정보라도 얼마든지 재활용되므로 폐기장에서
정보를 찾는 창조적 자세를 가지라"고 말한다.

그는 또 정보의 수치화가 아무리 빨리 진행돼도 그것은 수학과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과 사물의 관계이며, 정보 활용의 주체 역시 인간이라는
"휴먼 정보학"을 시종일관 주장한다.

정보를 기록하고 보존.전달하기 위한 "그릇", 매트리스형 나무형
네트워크형 정보파일의 장단점, 정보전달 매개체인 미디어에 관한 분석도
눈길을 끈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