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풋하고 주관이 뚜렷한 신세대 춘향의 모습을 보여드리겠어요"

국립창극단이 14~26일 국립극장 대극장에 올리는 완판창극 "춘향전"에
명창 안숙선(49), 중견 유수정(38)씨와 함께 춘향으로 등장하는 젊은 소리꾼
최진숙(28)씨.

공개오디션을 통해 춘향역에 선발된 만큼 창극연기자로 승부를 걸겠다는
각오 아래 지난해 12월 3년동안 몸담아온 국립국악원을 "과감하게" 그만뒀다.

"종합무대예술의 매력때문이죠.

소리와 춤, 연기가 어우러진 창극무대에서 제 모든 것을 발산하고 싶어요"

이번 공연에서 안씨는 당대의 명창들로 구성된 청팀, 유씨는 국립창극
단원이 주축이 된 홍팀, 최씨는 공개오디션에서 선발된 젊은 출연자로
이뤄진 백팀의 주역으로 나선다.

총11회 공연에서 청팀이 3회, 홍.백팀이 각각 4회 무대에 선다.

"두분 선배들께서 많이 도와주세요.

소리나 완숙함에서 선배들에 못미치겠지만 젊음과 패기로 열심히
따라가야죠"

이번 무대는 판소리 "춘향전" 전체를 고스란히 형상화한다.

6시간이상 공연하는데다 춘향이 부르는 대목이 많아 신인인 최씨로서는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또 안씨와 유씨가 "김소희"제인 서편제를 들려주는데 반해 최씨는
"김세종"제인 동편제를 부른다.

"극의 흐름상 3분의1은 다른 유파 소리로 불러야 해요.

몸에 배지 않은 소리를 익히는 게 어렵죠"

공연날짜가 다가올수록 더욱 초조해지지만 창극사에 새 이정표를 세울
이번 무대에 "최진숙"이란 이름을 또렷이 남기겠다고.

아버지(최영길)와 고모할머니(최난수)가 소리, 어머니와 언니가
한국무용을 하는 예인 집안 출신인 최씨는 서울국악예고와 중앙대
한국음악과를 나왔다.

공연문의 274-1173.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