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음반을 수입, 배급해온 중소음반사들의 라이센스앨범 제작이
활발해지고 있다.

환율급등으로 사실상 음반수입을 하지 못하게 된 중소음반사들이 해외에서
음원(마스터테이프)을 국내에서 음반을 만드는 라이센스앨범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

굿인터내셔널은 이탈리아의 복각전문 클래식음반사인 포노 엔터프라이즈,
고음악전문 레이블 탁투스, 독일의 중저가 레이블인 아츠 등과 라이센스및
수출 계약을 맺었다.

1차로 포노로부터 음원을 받아 첼로의 거장인 파블로 카잘스의 "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 "베토벤 첼로소나타 전집" 등 2종을 "모노 폴리"라는
자체 상표로 내놓았다.

굿인터내셔널은 "모노 폴리"시리즈로 매달 2종의 신보를 발매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이같은 방식으로 올해 80여종의 음반을 제작, 포노 탁투스
아츠 등에 역수출할 계획이다.

이는 국내 음반제작비용이 저렴한 데다가 제작기술이 독일 이탈리아 등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씨엔엘뮤직은 덴마크의 다니카와 계약을 맺고 한스-에릭 필립의 드라마음악
"어부들"을 제작, 발매했다.

이 회사는 올해 10여종의 라이센스앨범을 내놓을 예정이다.

신나라레코드도 프랑스 아르모니아 문디로부터 라이센스를 얻어 첼리스트
토마스 베르너-미푸네의 음반 2종을 3월초 발매할 계획이다.

이들 회사는 해외 레이블들과 오랜 연고를 갖고 있는데다 국내 경제사정을
감안,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굿인터내셔널이 대금을 달러대신 물품으로 지불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

완제품 수입CD의 가격이 1만5천~1만7천원인데 비해 라이센스앨범은
1만2천~1만3천원 정도여서 소비자에게도 유리하다.

그러나 중소음반사의 라이센스앨범 제작은 외국직배사의 메이저레이블에
비해 한계를 지닌다.

중소음반사들이 계약한 회사들은 대부분 해외의 마이너레이블.

마이너레이블은 뛰어난 음질과 희귀한 레퍼토리를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자칫 레이블의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는 라이센스방식을 꺼릴 뿐더러
상업성있는 앨범도 드물다.

중소음반사들이 발매했거나 발매예정인 음반들은 시장에서 이미
검증받았거나 인기있는 레퍼토리를 담은 것들이다.

따라서 중소음반사들의 라이센스앨범은 당면한 위기극복을 위해 크게
늘어나겠지만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