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코메디 프랑세즈", 이탈리아의 "코메디아 델라르테" 등과 함께
유럽 3대극단중 하나로 꼽히는 영국 "로열 네셔널 시어터"가 한국무대에
처음 선다.

11~20일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되는 "오셀로"가 바로 그 무대.

1976년 영국 템즈강가 사우스뱅크에서 설립된 "로열 내셔널 씨어터"는
1주일에 최소 6개의 다른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세계적인 극단.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초대극장장 로렌스 올리비에를 비롯, 피터 홀,
리차드 에어 등 역대 극장장들의 열정과 헌신으로 90년대초 "로열
셰익스피어극단"을 제치고 영국의 대표극단으로 떠올랐다.

현 극장장 트레버 넌은 세계공연계를 강타한 뮤지컬 "레 미제라블"의
연출가.

이 극단이 한국에 처음 선보이는 작품은 97년판 "오셀로".

"오셀로"는 셰익스피어의 4대비극중 리얼리즘에 가장 충실하고
삼각관계를 둘러싼 심리묘사가 뛰어나 현대인의 구미에도 잘 맞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무어인이라는 혈통때문에 원로원 귀족의 딸 데스데모나와 비밀리에 결혼한
장군 오셀로.

충직한 부하였던 이아고의 질투어린 간계에 빠져 아내를 의심하다가 결국
모두가 슬픈 최후를 맞는다는 줄거리다.

이 작품은 뮤지컬 "올리버"를 연출한 샘 멘더스의 탁월한 연출력과
연기자들의 섬세한 심리묘사로 현지언론으로부터 97년 영국연극계
최고작으로 격찬받았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그대로 따르는 정통적인 해석을 기본으로 하되 간결한
무대장치, 상징적인 의상, 타악기와 신디사이저 등을 이용한 음악 등이
강렬한 인상을 심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사는 영어로 이뤄지며 한글자막을 곁들여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데이비드 헤어우드가 오셀로, 시몬 러셀 빌이 이아고, 클레어 스키너가
데스데모나를 맡는데 특히 클레어 스키너는 파이낸셜타임즈지로부터
"신선함과 상처받기 쉬운 모습을 감동적으로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번 무대는 예술의전당 개관10주년 기념 해외우수단체 초청공연 시리즈의
하나.

환율급등으로 초청비용이 2배나 뛰는 바람에 무산될 뻔했으나 주한
영국문화원과 영국 외무부가 2억원(총사업비 3억5천만원)을 부담하겠다고
나서 간신히 성사됐다.

항공비 무대이전비 등 5천만원 상당은 대한항공이 협찬, 실제 지출하는
돈은 1억원안팎이라는 것이 전당측 설명이다.

따라서 이 무대는 IMF한파로 외국유수단체 초청공연이 줄줄이 취소내지
연기되는 가운데 본고장 연극의 진수를 맛볼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 13 18 20일 오후7시, 12 14 17 19일 오후2.7시, 15일 오후2시, 16일
휴무.

공연시간 3시간20분.

인터넷주소 (http://www.sac.or.kr).

문의 580-1234.

< 박준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