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상수배 (시네마트)

=박중훈 주연의 코미디영화.

영화배우를 꿈꾸는 호주유학생 제이가 갱두목 서니와 얼굴이 닮아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렸다.

제이와 서니의 1인2역을 맡은 박중훈의 무르익은 코믹연기가 감상포인트.

영어대사 처리 솜씨도 수준급.

호주에서 올 로케이션했고 정흥순 감독과 박중훈을 제외하곤 출연진과
스태프가 대부분 외국인이다.

한국영화 최초로 해외직배가 이뤄져 화제를 모았다.

<> 신투첩영 (DMV)

=홍콩판 "미션 임파서블".

금성무 양채니 진소춘 이기홍 등 홍콩의 젊은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첩보액션물.

홍콩 최고의 산업스파이들이 정보국의 음모에 휘말려 위조지폐 원판을
찾는 과정이 경쾌한 액션속에 펼쳐진다.

홍콩영화치고는 피를 흘리거나 잔혹한 장면이 거의 나오지 않는 것이 특색.

<> 토드와 코퍼 (브에나비스타)

=디즈니의 24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원수의 운명을 타고난 여우와 사냥개의 가슴찡한 우정이 따뜻하고
아름다운 화면 속에 펼쳐진다.

사냥꾼에게 엄마를 잃은 새끼여우 토드는 부엉이 큰엄마의 지혜로
인정많은 트위트할머니 집에서 자란다.

<> 맨 인 블랙 (콜롬비아)

=97년 전세계 박스오피스에서 10억여달러를 벌어들여 "쥬라기공원2"를
누르고 "세계흥행 1위"를 기록한 빅히트작.

지구에 이민온 외계인들을 관리하는 특수조직인 MIB 요원들이 은하계의
악당 바퀴벌레를 물리치는 내용.

원작인 로웰 커닝햄의 만화시리즈가 지닌 자유로운 상상력을 현란하고
재기넘치는 특수효과로 영상화했다.

토미 리 존스와 윌 스미스 콤비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 총지휘했고 "애덤스 패밀리"의 배리 소넨버그가
감독했다.

<> 넘버3 (스타맥스)

=90년대 한국에서 "넘버1"을 꿈꾸며 살아가는 삼류인생들의 이야기.

신예 송능한 감독은 독특한 릴레이식 구성과 조잡하지만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 거침없는 대사, 기발한 유머를 통해 세상을 통렬하게 풍자하면서
유쾌한 웃음을 이끌어낸다.

종반까지 재치있게 끌어가다 굳이 미래를 설정해 주인공 태주를 죽게
만드는 "사족"이 아쉽다.

도강파 두목 안석환, 실수투성이 킬러 송강호, 가짜시인 랭보 박광정,
"재떨이" 박상면 등 연극판 출신 조연의 연기가 돋보인다.

<> 의적 임꺽정 (SKC)

="로버트 태권V" "똘이장군"의 김청기 감독이 2년여의 제작기간과
20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만든 야심작.

특유의 토속적인 캐릭터와 힘있는 화면처리가 그대로 살아있다.

전설적인 의적 임꺽정을 힘없고 가난한 자의 편에 서서 의를 행하고
사랑을 나눠주는 인물로 재구성했다.

암행어사가 등장해 꺽정의 누명을 풀어주고 천민에서 평민으로 신분을
격상시키며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 아메리칸 퀼트 (CIC)

=9명의 여성들이 겪은 사랑 체험이 퀼트(조각이불)처럼 여러가지 헝겊의
무늬와 색깔로 그려지는 드라마.

대학원생 핀은 석사논문을 준비하기 위해 할머니댁에 갔다가
조각이불모임의 회원인 할머니와 친구들이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과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다.

감독 조셀린 무어하우스는 다양한 삶의 유형을 여성특유의 감각으로
세밀하게 표현한다.

위노나 라이더, 앤 밴크로프트 주연.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