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가 뮤지컬과 마당극 등 다이내믹한 무대를 마련, 활기찬 새해를
연다.

우울했던 97년을 잊고 역동적인 몸짓으로 호랑이해를 맞자는 연극인들의
움직임이다.

답답한 가슴을 활짝 열고 신명나는 공연을 보며 새해를 설계하는 것도
괜찮을 듯.

"IMF우울증"을 이겨낼 신나는 공연을 소개한다.

<>록뮤지컬 "지하철1호선 98" (학전그린)

=지난가을 부산에서 경상도 사투리로 진행, 공전의 히트를 친 작품.

연변처녀 "선녀"는 백두산에서 풋사랑을 나눈 "제비"를 찾아 서울로 온다.

"선녀"는 서울역에서 "제비"를 만나기로 하고 지하철 1호선에 몸을 싣는다.

지하철안에서 그녀가 만난 세상은 그야말로 가관이다.

이해되지 않는 요란한 광고, 일상에 쫓겨 무표정한 사람들, 사이비 교주,
자해공갈범, 잡상인, 가출소년, 강남 싸모님 등.

1인 다역의 빠른 전개와 록뮤직의 강렬함이 극의 재미를 더한다.

너무 가까이 있어 느끼지 못한 왜곡된 현실도 잘 드러난다.

오후4시, 7시30분. 763-8233

<> 뮤지컬 "유쾌한씨 모자" (바탕골)

=12곡의 노래와 춤이 어우러진 본격 음악극.

94년 초연이후 4백회이상 공연됐을 만큼 호평받은 작품이다.

이사가는 연구네가 지나간 일을 연극으로 꾸민다.

크고 작은 폐품과 소품으로 연극을 시작하는데 황당한 일이 발생한다.

아버지의 다 망가진 모자가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모자를 쓴 사람은 초능력을 발휘, 모든 것을 가능케 한다.

엄마는 막내딸 앞에서 미친듯 춤을 추고, 중학생 아들은 발명품을
실험하다 불을 낼 뻔하고, 대학생 딸은 빨래판 필통 저금통 등으로 연주를
시작한다.

한바탕 소동끝에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는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오후4시30분, 7시. 332-4116

<> 마당극 "밥" (강강술래)

=97년 8월 콜롬비아에서 열린 세계거리극 축제에서 세계3대 거리극으로
꼽힌 우수작.

20여차례 초청공연으로 3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똥이 밥이다" "밥이 한울님" "나는 밥이다" 등 3개의 마당으로 구성됐다.

사람의 똥은 거름이 되어 쌀로 거듭난다는 것과 가마솥밥을 함께 먹던
시절의 공동체의식을 표현한다.

사회비판적인 내용을 풍물 굿거리 등 한바탕 신명나는 놀이와 나비춤
무당춤 굿거리 등 전통공연양식으로 풀어낸다.

관객들도 무대에 뛰어들어 같이 춤출수 있도록 했다.

김지하 원작, 임진택 연출. 오후4시. 765-8770

<> 뮤지컬 "신데렐라" (샘터파랑새)

=심술궂은 계모와 이복언니들에게 구박받는 소녀 신데렐라가 요술
할머니의 도움으로 왕자와 결혼해 행복하게 산다는 내용.

초등학교 저학년과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한 어린이뮤지컬답게 신나는
춤과 노래가 이어진다.

소극장연극의 묘미를 살려 어린이관객의 직접 참여를 유도한다.

요술 할머니는 관객의 도움을 받아 요술을 부리고 왕자와 신데렐라는
어려움에 처했을 때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페로 원작, 공동연출. 낮12시30분, 오후2시. 763-8969

<> 뮤지컬 "황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구한말 일제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민족정체성을 확립하고 구국운동에
몸을 바친 소양 주기철 목사의 일대기를 극화했다.

1900년대초 더해가는 일제의 억압에 학생 주기철은 경제학도의 꿈을
포기한다.

오산학교를 중퇴하고 경남 웅천으로 돌아간 그는 교회와 강연장을 오가며
청년단을 조직한다.

3.19만세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경찰에 연행돼 온갖 회유와 고문을
당하지만 뜻을 굽히지 않는다.

줄거리 자체가 웅장하고 어려울 때일수록 강해지는 한민족의 기상을
제대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창무극단. 1일 오후4시 2일 오후4,7시. 525-5100

< 박준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