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는 귀중한 시간.

공연장에서 음악을 들으며 묵은 감정을 털어버리고 정겨운 사람과 기대와
설렘을 공유하는 것도 뜻깊을 듯.

예술의 전당의 "제야음악회"와 산울림콘서트 "예스터모로"가 31일 밤부터
새해까지 이어지는 공연들.

"제야음악회"는 31일 오후10시30분 예술의 전당 콘서홀에서 열린다.

94년 시작돼 연례행사로 자리잡은 "제야음악회"는 해마다 고정관람객이
늘어날 만큼 인기를 모으고 있다.

공연은 금난새씨가 지휘하는 서울심포니오케스트라와 인천시립합창단이
오르프의 격정적인 곡 "카르미나 부라나"를 연주하면서 시작된다.

번스타인 "캔디드" 서곡, 베르디 "대장간의 합창" "노예들의 합창" 등
널리 알려진 클래식곡이 이어진 뒤 무대는 한층 다채로워진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씨와 제자들이 사라사테 "지고이네르 바이젠",
테너 박인수씨와 가수 이동원씨가 "향수", 장사익씨가 "찔레꽃", 해금연주자
정수년씨가 "그 저녁부터 새벽이 오기까지" 등을 연주한다.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의 4악장이 웅장하게 울려퍼지며 새해 0시30분
음악회는 마무리된다.

바리톤 고성현, 소프라노 차인현, 메조소프라노 김정화씨 등이 출연한다.

예술의 전당은 휴식시간에 콘서트홀 로비에서 다과를 준비하고 5쌍을
추첨, 선물을 준다. 580-1234

올해 20돌을 맞은 3형제 록그룹 "산울림"은 3천여명을 수용하는 서울
힐튼호텔 콘벤션센터에서 이색공연을 펼친다.

31일 오후8시부터 새해 1월1일 새벽1시까지 계속되는 5시간 마라톤콘서트.

77년 데뷔, 거칠고 단순하지만 실험정신으로 가득찬 새로운 음악으로
열풍을 일으킨 산울림.

40대가 돼서도 여전히 신인임을 자처하는 이들은 이번 무대에서 20년간의
음악적 열정과 축적된 역량을 라이브로 뿜어낸다는 각오.

통산 13장의 앨범에 들어있는 1백41곡중 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30여곡을
들려준다.

"문좀 열어줘" "내마음에 주단을 깔고" "꼬마야" "어머니와 고등어"
"청춘" "나 어떡해" "아니 벌써" "기타로 오토바일 타자" 등.

77~97년의 산울림 역사를 영상으로 보여주고 연주 중간중간에 마임공연과
토크쇼가 곁들여진다.

자정 전 캔맥주 터뜨리기로 분위기를 돋운다.

이소라 자우림 윤도현 밴드 황신혜 밴드가 특별출연한다. 336-2908.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