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게 꾸민 실내는 반짝 시선을 자극하지만 쉽게 싫증이 난다.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 있는 카페 "감"은 구조상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건물 3,4층을 단아하게 처리, "느낌있는 쉼터"로 재생시켰다.

"버려진 공간에 생명을 불어넣어 살아나게 하는 것이 리노베이션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요"

이곳을 설계 시공한 실내건축사무소 "니드21"(762-9560) 유정한 소장의
말이다.

"감"의 기본컨셉트는 빛과 그림자.

3층까지 계단을 타박타박 걸어오르면 바닥에서 비춰지는 조명이 카페입구
까지 인도한다.

마치 힘든 현실을 극복하면 밝은 미래가 있음을 상징하듯.

실내공간은 전체를 백색톤으로 처리, 미니멀한 분위기와 함께 조명에 의해
형성되는 그림자가 선명히 드러나도록 했다.

유소장은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분위기에 묻히기보다 공간의 주인이라고
느끼며 편안히 쉴수 있도록 불필요한 장식을 배제했다"고 말한다.

주어진 공간의 핸디캡을 긍정적 요소로 살린 것도 돋보이는 점.

2층의 사선형 천장 때문에 옥상으로 버려져 있던 공간을 계단식 좌석으로
처리.작은 야외무대를 만들었다.

카페 유리창도 계단폭에 맞춰 긴 직사각형을 이어놓은 듯이 구성했다.

창을 통해 비춰지는 실내계단의 라인이 층층이 조화를 이룬다.

버려진 빈병들을 인테리어 용품으로 활용한 아이디어도 독특하다.

눈에 띄는 장식없이 깔끔한 공간에서 조명을 받은 초록색 빈병들이 악센트
역할을 한다.

3,4층에 같은 패턴으로 빈병들을 진열, 통일감을 살렸다.

색깔이 다른 빈병을 이용해 손쉽게 분위기를 바꿀수 있는 것도 장점.

창을 통해 야외무대를 내다볼수 있는 3층 입구쪽엔 손님들이 맥주를 직접
골라 마실수 있도록 미니바를 만들었다.

유리 사이에 얇은 흰색천을 넣어 만든 파티션, 기둥에 조명으로 연출한
별모양 장식 등에선 디자이너의 섬세한 감각을 느낄수 있다.

< 박성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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