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인구의 절반가량이 종교를 믿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인철 한신대 종교학과 교수는 계간 "사회와 역사" 97년 겨울호
(통권 제52집)에 기고한 "한국 무종교인에 관한 연구"에서 "통계청
갤럽조사연구소 한국종교사회연구소 등 믿을만한 기관이 작성한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무종교인은 80년대이후 전체인구의 40~60%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수치는 전체인구의 90%이상이 무종교인이라고 생각했던
20세기초에 비하면 매우 빠른 속도로 감소한 것"이라며 "그러나 산업화된
다른 여러 국가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은 비율"이라고 지적했다.

강교수에 따르면 90년대초 한국의 전체인구 대비 무종교인은 45%.이는
미국(6%), 영국(9%), 독일(9%)의 5배에 이를뿐 아니라 같은 동양의 일본
(35%)보다 높아 한국의 무종교인 비율이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무종교인의 상당수를 무속인내지 유교인으로 보는 기존 견해에
반대했다.

강교수는 "80년대에 들어서면 급속하게 진행되던 무종교인의 감소현상이
주춤해지고 있으며 불교도나 기독교도에서 무종교인으로 바뀌는 사람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며 "이는 종교 자체에 회의적이거나 종교단체의
행태에 비판적인 집단이 탄생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강교수는 이와함께 각 종교단체에서 집계하는 신도수가 터무니없다고
통박했다.

불교 기독교 등 각 종교단체에서 발표한 신도수를 모두 합하면 6천만명이
훨씬 넘는데 이중 3분의2는 과장 또는 중복된 수치라는 것이다.

< 박준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