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장애인인 경남 창원시 신촌동 홍익재활원(원장 임중기)원생
박연복(박연복. 24)씨가 새들처럼 훨훨 날고 싶은 소망과 사춘기의 애틋한
연정, 조국과 사회에 대한 건강한 사랑을 담아 "발로 쓴 박연복 시집"이란
부제로 "새들처럼"이란 제목의 시집을 24일 펴냈다.

태어날 때부터 지체부자유 1급의 장애를 안고 한번도 바로 서서 땅을
디뎌보지 못한 박씨는 발가락 사이에 연필을 끼워 시를 쓰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 발가락으로 키보드를 두드려 시집을 정리했다.

박씨는 "글은 14세부터 쓰기 시작했다.

나의 답답한 마음을 자주 연습장에 써오다 모두 잃어버리고 2년전부터
다시 내 마음의 외로움과 괴로움 고마움 억울함 분노, 책을 읽고 난 뒤의
느낌 등을 주제로 시를 써왔다"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 73년 경남 남해군 남면에서 사지가 마비인 중증장애아로
태어나 10살때 배를 타던 아버지가 사망한뒤 어머니마저 개가하자 누나의
손에 이끌려 홍익재활원으로 들어왔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