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슈트라우스의 코믹 오페레타 "박쥐"가 30일~98년1월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흥겨운 음악과 코믹한 내용의 "박쥐"는 전통적으로 섣달 그믐날과
정월 초하루에 세계적인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되는 단골 프로그램.

극의 배경이 한해의 마지막날 열리는 파티인데다 요한 슈트라우스의
유려한 춤곡속에 펼쳐지는 들뜬 분위기가 연말연시 기분과 잘 어울리기
때문.

하지만 "박쥐"는 19세기중반 호황으로 흥청대던 오스트리아 수도 빈의
상류사회가 19세기말 거품이 빠지면서 허우적대는 모습을 신랄하게 풍자한
작품.

러시아 귀족의 송년파티에 초대받은 부부가 변장한채 서로를 속이면서
갖가지 해프닝이 벌어진다.

겉보기에만 화려한 생활의 가면을 벗고 내실을 기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예술의전당은 지난해부터 이 작품을 연말연시 특선 프로그램으로
선보이고 있다.

올해엔 첫공연때 부족하다고 지적된 출연진이 보강돼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실력있는 성악가들이 대거 출연한다.

아이젠슈타인역에 테너 안형렬 이현, 로잘린데역에 소프라노 나경혜
전효신, 아델레역에 소프라노 윤이나 이효진씨가 더블캐스팅됐다.

또 메조소프라노 장현주 김현주씨가 오를로프스키역, 바리톤 박홍우
유현승씨가 팔케역, 바리톤 김원경씨가 프랑크역을 맡는다.

볼거리도 강화됐다.

"박쥐"가 1백년이상 인기를 끄는 이유는 수준높은 음악외에 풍부한
볼거리때문.

제2막 파티장면에 극진행과 상관없이 연예인들이 나오고 3막에 등장하는
간수 프로쉬역에 코미디언을 기용하는 것은 초연이후 계속된 전통.

올해는 울랄라춤으로 유명한 개그맨 김의환씨가 프로쉬, 탤런트
조미령씨가 이다역을 맡고 개그그룹 "컬트 트리플"과 색소폰 연주자
이정식씨가 깜짝쇼를 펼친다.

크누아무용단의 화려한 춤도 곁들여진다.

조성진 예술의 전당 예술감독이 기획 번역 각색하고 오스트리아의
브루노 베르거, 호스트 부흐홀츠씨가 각각 연출과 지휘를 맡았다.

부천필하모닉, 부천시립합창단이 협연한다.

예술의전당은 입장권가격을 지난해보다 35% 내렸고 가족나들이를 겨냥,
로열석 4장, 오페라하우스 레스토랑식사권, 팸플릿, 주차권을 묶은
"박쥐 디너패키지"(20만원)를 마련했다.

문의 : 580-1880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