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대 대선 개표방송에선 후보자들의 각축전 못지 않게 방송사간
"화면경쟁"이 뜨거웠다.

KBS,MBC,SBS 방송3사는 각종 신기술과 첨단 장비를 동원, 화려한
영상쇼를 연출했다.

개표방송에 관한한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자평이 실감날 정도.

3사는 메인스튜디오외에 별도의 가상스튜디오를 마련, 앵커가 공간을
이동하며 진행하는 듯한 효과를 냈다.

KBS는 94년부터 자체 개발한 "드림 스튜디오", MBC는 한국과학기술원
(KAIST) 및 포항공대 등과 공동개발한 "이미지 박스"를 선보였다.

지난해 총선때 이스라엘 RT-SET사의 버츄얼스튜디오 장비를 도입했던
SBS는 당시의 문제점을 적극 보완한 "사이버 스튜디오"를 활용했다.

그래픽화면도 예년보다 한층 수준이 높아졌다.

전반적으로 3차원 그래픽 기능을 강화해 득표현황과 도표, 그래프등
분석자료의 입체감을 강조했다.

KBS는 지난해 총선때 사용한 "스모키2"를 업그레이드시킨 생생한
그래픽화면을 선보였다.

MBC는 "3DIPS", "카이론 인피니티"(영상표출장비) 등 첨단 그래픽장비를
동원, 3차원 동영상 그래픽을 화려하게 펼쳐 보였다.

MBC는 또 3차원으로 움직이는 대형 그래픽화면을 기자가 직접 가리키며
진행, 가상스튜디오의 다양성과 현장 진행의 생생함을 살린 "파워비젼"을
적극 활용했다.

이밖에 앵커와 분석자 사이에 LCD모니터를 설치, 입체화면을 통해
분석자가 개표상황을 설명할수 있도록 해 차별화를 꾀했다.

SBS는 95년 지방선거때 개발한 "VIPON"의 기능을 향상시킨 그래픽
시스템으로 개표상황과 분석자료등을 내보냈다.

이번 개표방송엔 "허리케인시스템" "소프트 이미지"등 각종 첨단
그래픽장비들이 사용됐다.

그러나 3사가 경쟁적으로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며 개표방송을 준비한
것에 대해 "낭비"라는 지적도 높다.

국민들의 관심은 신속, 정확한 결과에 있지 어느 방송사가 더 화려한
화면을 내보냈느냐가 아니라는 것.

개표방송 준비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워낙 온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는 사항이라 경쟁할 수밖에 없다"며 "외국처럼 출구조사가 허용돼
개표와 동시에 1백%에 가까운 예측결과를 알수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박성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