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야보다 변화가 빠르고 양상도 다양한 패션계.

올해도 변함없이 많은 트렌드가 등장해 쇼무대와 거리를 메웠다.

화사하고 부드러운 로맨티시즘이 분위기를 주도하는 가운데 성의 구분이
모호한 젠더리스룩도 주목받았고, 화려한 오리엔탈풍 의상과 직선적이고
남성적인 이미지의 파워수트가 공존했다.

연말 들어서는 불황의 영향으로 값싼 소재로 화려하게 연출하는 실용패션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의 대표적인 패션경향 10가지를 정리해 본다.

<> 로맨티시즘 =하늘하늘하고 부드러운 소재로 여성의 실루엣을 드러낸
로맨틱한 의상이 인기를 모았다.

새틴 시폰 번아웃벨벳 시스루소재를 롱&슬림 실루엣과 레이스 리본장식으로
처리해 여성미를 강조한 것이 특징.

란제리룩 시스루룩도 여기 속한다.

<> 비대칭 라인 =어깨선을 어슷하게 재단해 한쪽 어깨만 살리거나 스커트와
상의의 아랫단을 사선으로 처리한 것.

저지 스판 라이크라 등 신축성있는 소재를 많이 쓴다.

이 흐름에 동참한 디자이너는 비비안 웨스트우드, 지아니 베르사체, 구치,
발렌티노, 캘빈 클라인 등.

<> 5부.7부 길이 =캐주얼한 7부길이 버뮤다팬츠는 물론 5부 7부바지와 정장
재킷의 매치도 등장.

5부 7부 티셔츠는 물론 재킷도 나왔다.

<> 오리엔탈리즘 =광택있는 비단, 꽃무늬 자수, 차이나 칼라, 옆이나
앞뒤를 깊게 판 롱스커트 등 다양한 동양풍 디자인이 인기를 끌었다.

<> 젠더리스(Genderless)룩 =성 구분없이 남녀가 함께 입을수 있는 옷.

한 브랜드로 디자인 구분 없는 남녀제품을 함께 판매하는 경우도 통칭한다.

데님 텐셀 광택소재 라이크라 혼방소재를 주로 쓴다.

<> 파워수트와 미니스커트 =재킷 어깨에 각진 패드를 넣어 남성적인
이미지를 강조한 정장.

함께 입는 스커트는 짧은데다 옆트임까지 넣어 도발적인 느낌이 강하다.

<> 에비타룩 =아르헨티나 퍼스트레이디 에바 페론에게서 유래한 스타일.

영화"에비타" 개봉으로 재조명됐다.

깔끔하게 빗어올려 장식으로 마무리한 머리, 잘록한 허리를 강조한 짧은
재킷과 롱스커트 등 우아한 귀부인을 연상시키는 분위기가 특징.

<> 가늘고 긴 남성복 =길고 가는 롱재킷과 폭좁은 바지가 대표적 품목.

슬림룩이 남성에게도 이어졌다.

<> 실용적 소재로 화려하게 연출하기 =진짜와 구분되지 않는 인조가죽
인조털이 인기.

손질하기 쉽고 값이 싸다는 점이 매력.

<> 시즌리스(Seasonless)룩 =한여름의 롱부츠, 한겨울의 반팔스웨터처럼
고정관념을 깬 제품이 인기.

냉난방이 잘 되는 것도 이유지만 "파격"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도
많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