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에 "젠 (Zen, 선)"이 주요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구미에서 다도와 명상등 동양풍이 인기를 얻으면서 패션계에도 "젠"
바람을 일으킨 것.

"젠스타일"의 가장 큰 특징은 느슨한 재단법과 미니멀리즘, 그리고
무채색과 흐릿한 파스텔톤의 사용.

전체적으로 승려나 구도자를 연상시키는 차림을 가리키며 번쩍이는
비단, 화려한 자수등의 장식적 요소가 없다는 점에서 "오리엔탈리즘"과
구분된다.

해당디자이너는 요지 야마모토, 레이 가와쿠보등 일본 출신 디자이너와
에스닉풍을 즐겨 쓰는 드리스 반 노튼과 미니멀리즘 계열의 디자이너
들이다.

페이즐리무늬로 유명한 이탈리아브랜드 "에트로"도 98년 컬렉션에
"젠"을 도입했다.

도나 카란은 97추동시즌에 넉넉한 품의 무채색옷을 내놓은데 이어
98 봄여름컬렉션에도 얇고 비치는 소재의 심플한 의상으로 "젠"을
표현했다.

일본계 디자이너들은 부드럽게 늘어지는 소재로 드레이프성을 강조하거나
대담한 사선형 실루엣과 닥종이를 연상시키는 특이한 소재로 서구 정장의
틀을 깨고 있다.

질 샌더, 프라다, 헬무트 랭은 극도의 미니멀리즘과 무채색으로 "젠"
스타일에 합류했다.

관계자들은 여러 분야에서 동양의 에스닉 요소가 주목받는 추세를
감안하면 "젠"이 한동안 붐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패션외에 "젠"이 눈길끄는 분야는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가 티베트불교
신자로 유명하고 브래드 피트 주연의 "티벳에서의 7년"이 개봉되면서
"젠"이 이슈화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