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이 겨울방학을 맞아 어린이극을 내놓는다.

9~28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징검다리"가 그것.

"징검다리"는 외국인 연출가가 한국의 민담과 설화를 소재로 만든 어린이
극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연출가 로저 린드는 호주 시드니오페라하우스의 어린이극단 "REM"의 예술
감독.

아시아 태평양 각국의 전래이야기를 바탕으로 어린이극을 만들어온 연출가
로 유명하다.

그가 이번 작품에서 모티브로 삼은 것은 "견우와 직녀" "심청전" 등.

"징검다리"는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오작교를 상징한다.

"용왕"과 "강"은 "심청전"의 배경과 비슷하다.

극중 "용왕을 만나려고 피리를 분다"는 상황 설정은 "피리를 불면 뱀이
나온다"는 민담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한국어린이들에게 친근한 것들을 등장시켜 극에 몰입시키기 위한 장치인
셈.

극의 배경은 무시무시한 용왕이 지키는 강을 사이에 둔 두 마을.

강에 징검다리가 생기면서 마을 사이에 왕래가 생긴다.

양쪽 마을에 사는 소년과 소녀가 징검다리에서 만나 서로 가까워진다.

어느날 힘센자가 징검다리를 장악하고 소년이 용왕에게 잡혀간다.

홀로 남은 소녀는 피리를 불어 용왕을 불러내 소년을 돌려달라고 간청한다.

용왕은 소녀의 정성에 감동해 소년을 풀어주고 힘센자를 몰아낸다.

이로써 마을은 다시 평화로워진다.

소녀의 고통을 극적으로 표현한 대목은 셰익스피어식 유럽극의 양식을
따른 것.

그러나 마지막 부분은 역시 "해피엔딩"으로 처리, 조화를 꾀했다.

88년 창단돼 대표적인 어린이극단으로 성장한 "사다리"(대표 유홍영)
단원들이 출연하고 예술의전당측에서 무대세트와 소품을 꾸몄다.

오후 2시와 4시 공연.

580-1234

< 박준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6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