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등 나라경제가 곤경에 빠졌지만
어려운 때일수록 "정도 경영"으로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두번째 경영수필집 "33에 나서 55에 서다"(삶과꿈)를 펴낸 유상옥(64.
대한화장품공업협회장) 코리아나화장품대표는 "정도경영이란 좋은 상품을
만들고 인재를 육성하며 선진경영기법을 도입해 법.질서를 지키면서 적정
이윤을 추구하고 창조적인 기업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착실하게 성장하는 우량기업과 선량한 경영자가
많습니다. 기업인들이 말을 너무 아끼는 바람에 손해보는 경우도 있지요.
작은 소리라도 귀담아 들을만한 내용이 있다면 이를 수용해야죠"

이 책에는 그의 경영철학과 창업과정에 얽힌 얘기, 기업의 사회적 역할
등이 매끄러운 문체로 펼쳐져 있다.

제목은 33년에 충북청양에서 태어나 전문경영인을 거쳐 55세에 창업한
그의 인생여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

처음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로 정할까 했지만 젊은 직원들의 "튀는"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이같이 결정했다고.

고려대 상대를 나와 59년 동아제약 공채 1기로 입사한 그는 9년만에 상무로
승진한 뒤 라미화장품과 동아유리공업 대표를 지내고 남들이 정년퇴직할
나이인 55세에 창업을 결심했다.

88년 전화기 2대로 출발한 코리아나는 5년만에 매출 1천억원을 돌파하며
화장품업계에 회오리바람을 일으켰다.

고속성장의 비결은 품질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명품주의와 마케팅 차별화.

최고의 상품에다 한국적 "신 방판시스템"을 접목한 결과다.

그의 기업이념은 "수소성무".

타고난 본성과 분수를 지키면서 회사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주어진
직무를 성공으로 이끈다는 뜻이다.

지금도 그의 사무실에는 "수소명덕개물성무(본분을 지키고 덕을 밝히며
물품(경제)을 개발해 직무를 성취하라)"라는 서예가 김충현씨의 글씨가
걸려 있다.

그는 동아제약 시절부터 사원들에게 "한우물을 파라.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끊임없이 자질을 계발하며 저축에 힘쓰라"고 강조했다.

그가 체득한 삶의 지혜를 후배들과 공유하고 넓게는 "사회에 환원하자"는
취지에서다.

그는 취미도 독특하다.

화장품업체 경영자로서 심미안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82년 국립박물관의
박물관특설강좌를 수료한 뒤 월례연구회인 "박연회"를 만들어 16년째 문화재
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동호동락하고 있다.

최근에도 경주 남산과 여주 신륵사, 구례 화엄사 등에 다녀왔다.

그동안 수집한 민속품이 제법 쌓여 언젠가 문화재박물관을 세우는 것이
꿈이다.

<고두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