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 한경서평위원회 선정
저자 : 피터 번스타인
출판사 : 한국경제신문사


이 책의 주제는 리스크다.

우리의 일상생활은 끈임없는 리스크의 선택으로 가득차 있다.

리스크를 기피하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보상이 주어지지 않고 평범한 일상만
계속될 것이다.

반면에 성공한 사람들은 리스크를 기꺼이 떠맡은 사람들이다.

리스크 감수야말로 개인과 사회의 성장을 촉진하는 원동력인 것이다.

그러나 치밀한 연구 후에 감수하는 리스크와 본능에만 의존하는 무모함은
다른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관점에서 지금까지의 역사발전을 통찰한 후 현대와 과거를
구분짓는 것이 바로 리스크라는 혁명적인 견해를 제시한다.

종교개혁에서부터 인간은 운명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대신 그 대가로
리스크라는 도전을 받아들여야 했으며 현대는 리스크를 확률과 수학의
힘을 빌려 능동적으로 관리하려고 하는데서 과거와 구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인류가 가장 즐기는 도박이야기로부터 리스크라는 주제를 전개해
나가고 있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고통받고 있을 때 로마 병사들이 예수의 옷을
차지하기 위해 주사위던지기에 열중했다는 이야기에서부터 심지어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숭앙받는 조지 워싱턴이 독립전쟁의 와중에서도 막사에서
도박판을 벌였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이 흥미있는 도박 이야기는 확률 이야기로 연결되며 독자들은 미래의
가능성을 수치로 계산해내는 방법들을 이끌어낸 많은 두뇌들을 만나게 된다.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피보나치 갈릴레오 파스칼 베르누이 가우스
케인즈 블랙 등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리스크의 인식과 측정에 애쓴
사람들의 이야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수학이라면 먼저 골치부터 아픈 독자들도 이 책을 소설처럼 읽다보면
어렵게 생각했던 확률이론이 쉽게 머리에 들어온다.

저자는 대규모 투자회사를 이끄는 국제적 전문투자가로서 명성이 높다.

그래서 저자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이 책이 저자의 투자성공담이나
투자가이드 같은 내용을 담고 있으리라 짐작하기 쉽다.

그러나 저자가 현대투자이론 뿐만 아니라 심리학 수학 통계학 역사학 등의
여러 분야에 깊은 소양을 갖추고 있고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하여 다양한
방면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했음을 알면 외경심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 연상되듯이 신학적 논쟁거리나 담고 있는 책이 아니다.

이보다는 인류역사 발전의 원동력에 대한 탐구 내지는 불확실한 환경에서
의사결정의 방법론을 제시하는 책이다.

특히 요즈음의 한국경제의 위기를 기업및 금융기관의 리스크관리 실패에서
일차적으로 비롯되었다고 할 때 그 원인분석과 대처방안을 얻는데 이 책은
큰 도움을 주리라고 믿는다.

리스크를 추구하는 행위를 투기로 몰아 죄악시하면서도 자신이 택하는
행위의 리스크에 대해서는 오만한 자세를 취하다가 대규모 연쇄부실사태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을 원서로 읽을 수 있는 독자는 그리 많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전문적인 금융용어를 이해하는 것도 그렇고 저자가 역사적 인물과 사건들을
많이 인용하는데다가 문학적 철학적 표현을 자주 구사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역자진은 최상의 콤비로 보인다.

안진환씨는 문학과 역사분야 번역에서 널리 인정되는 분이시고 김성우씨는
"금융시장 예측"이라는 저서를 낼 정도의 금융전문가이다.

강철준 < 한국금융연수원 교수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