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품격은 맛과 향뿐만 아니라 만드는 사람의 깊이에서 비롯됩니다"

최훈(61,전철도청장) 한진그룹 교통물류연구원장이 "포도주 그 모든 것"
(행림출판)을 펴냈다.

그가 와인과 인연을 맺은 건 67년 프랑스에서 호텔경영학을 공부하면서부터.

파리오페라좌 옆에 있는 르 그랑호텔과 중부 온천지대 비쉬의 알버트4세
호텔, 니스의 네그레스크호텔 등에서 연수하며 와인의 세계에 매료됐다.

"당시 물 1병과 포도주 맥주 1병 값이 같았습니다. 물이 먹고 싶을 때
이왕이면 포도주를 마셨지요. 큰 파티 뒤에 최고급 와인을 맛보는 행운도
가끔 있었구요"

이 책에는 포도주에 관한 상식과 개설(1부), 프랑스 와인의 모든 것과 주요
산지(2부), 15개 와인 생산및 수출국현황(3부) 등이 담겨 있다.

프랑스 이외의 포도주생산국 가운데 60년대 이후 국제유통시장에 진출한
미국 호주 뉴질랜드 불가리아 등 7개국을 "신세계", 이전부터 참여한 헝가리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스위스 캐나다 등 8개국을 "구세계"로 구분해 살폈다.

앞으로 체코 루마니아 러시아등 동구권에 관한 내용을 보완해 정통 "와인
교과서"로 만들 계획.

"와인은 서구문화의 정수이기 때문에 그들의 내면세계를 모르면 완전 이해
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학문적인 연구는 포도주의 종가인 프랑스를 제대로
알아야 가능합니다"

그는 포도의 품종과 프랑스 와인의 품계, 관련산업 등을 공부하면서
보르도 부르고뉴 보졸레 론 프로방스 르와르 샹파뉴 등 명산지의 포도밭을
종횡무진 누비며 생생한 현장자료를 수집했다.

수백장의 사진을 일일이 찍고 참고문헌과 주석도 꼼꼼히 달아 한눈에 봐도
품이 많이 들었음을 알수 있다.

"고급술은 비쌀 수밖에 없지만 돈과 상관없이 좋은 술을 고를 줄 아는 것도
지혜죠. 술 마시는 방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위스키가 폭탄주로 변질되는 걸
안타까워요"

이 책에는 와인과 요리.건강 전문가의 원고도 곁들여져 있다.

교보빌딩 2층 프랑스식당 "라브리"의 총지배인 알랭 자크 부데씨가 "와인과
음식", 일본학자 사토 미치카츠씨가 "와인과 건강" 부문을 맡아 전문성을
높인 것.

와인 명산지로 유명한 옥셀시의 스와송 시장(하원의원, 전 노동.농수산장관)
추천사와 동생인 소설가 최학씨의 발문도 눈길을 끈다.

최원장은 61년 교통부 항공과에서 공직생활을 시작, 해운 관광국장
철도청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인하대 교통대학원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호텔경영학"(71년) "공로교통개설"(95년) 등의 책을 냈다.

<고두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