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초기 일본군에 밀려 필리핀 골레히도섬에서 전략적으로
후퇴하여 오스트레일리아 멜번에 주둔하면서 역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던
맥아더 장군에게 그의 친구 루이스2세가 위문편지와 함께 적어 보낸 "청춘"
이라는 시는 그에게 커다란 영감을 주어 일생동안 그의 좌우명이 되어
유명해졌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고 그 마음가짐이다/...사람은 나이를
먹어서 늙어지는 것이 아니고 이상을 잃음으로써 늙어 간다/연령은 피부를
주름지게 할지 모르나 정열의 포기는 영혼을 주름지게 한다"

이 시는 종전과 더불어 맥아더 장군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전후 경제
부흥을 위하여 동분서주하던 일본의 경제인들이 점령군 사령관이었던 그의
사무실에 걸려 있는 이 시를 발견하고 큰 감동을 받았으며 실의를 딛고
일어나 서로를 격려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이를 보급함으로써 더욱
유명해졌다.

이 시의 작자 새무얼 울만은 어려서 미국으로 이민와 별다른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고 고달픈 생활인으로 성장해 왔으며 21세때는 남북전쟁에 출전
하여 포성에 왼쪽 귀의 청력을 영구히 상실하는 불행을 입었으나 평생을
두고 젊음의 정열을 간직한채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고 주위와 사회에 봉사
하는 것을 낙으로 삼았다.

사업가 교육자 지역 시민지도자로서 그의 일생은 청춘이라는 시 못지 않게
깊은 감동을 자아내게 한다.

필자는 80년대 초 우연히 "청춘"이라는 시를 읽고 크게 감동을 받았으며
이 시를 주위에 보급하기 위하여 원문을 입수하고 시인 허유씨에게 번역을
부탁하여 우리은행의 사외보에 게재하기도 하고 별도로 인쇄하여 많은
분들에게 배포하기도 하였다.

이번에 윤덕순씨가 마거릿 E 암브레스터가 지은 "사무엘 울만과 청춘"
(한국번역출판사)이라는 전기를 완역하여 출판하게 된 것은 국내의
애호가들에게 커다란 기쁨이 아닐수 없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창업세대가 점차 후선으로 물러나고 60년대초 공업화의
추진과 함께 사회에 나온 소위 산업 제1세대가 정년을 맞고 있다.

지속적인 사회기여를 위하여 이들에게 "청춘"이라는 시와 작가의 전기를
권하고 싶다.

윤병철 < 하나은행 회장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