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시대 일제의 정책과 사회경제 전개양상을 어떻게 볼 것이냐에
대한 상반된 견해가 나와 관심을 모은다 ("창작과 비평" 97 겨울호).

"수탈론"의 신용하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와 "중진자본주의론"의
안병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맞붙은 것.

신교수는 "식민지근대화론 재정립 시도에 대한 비판"을 통해 "근대화란
민족국가가 전제군주제를 타파하고 산업자본주의를 확립하며 평민 중심의
근대 민족문화를 성취하는 것"이라며 "일제는 민족국가 자체를 말살하고
토지조사사업을 통해 경제적 수탈을 지속, 산업화를 통한 근대화 자체를
가로막았다"고 밝혔다.

그는 "1941년 기준으로 한국의 공업자본중 6%만이 한국자본이었으며
그나마 일제는 반봉건적 지주제를 엄호해 한국인에 의한 산업혁명의 길을
원천봉쇄했다"며 "일부에서 1960년대부터 시작된 고도성장의 기원을
일제식민지 경제정책에서 구하는 것은 근거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학계 일부에서 주장하는 "식민지근대화론"은 일제
신식민주의자와 팽창주의자의 주장에 부화뇌동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안교수는 "한국근현대사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식민지의 착취와 개발은 동전의 양면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며 "한국이나
중국의 경우 제국주의 종속국으로 포섭돼 산업화의 내재적 기반을 구축할수
없었다는 논리는 사실 제국주의 비판을 위한 하나의 이데올로기"라고
대응했다.

그는 "실증연구에 따르면 1940년대 조선의 총공장수 7천1백42개중
조선인의 소유는 60.2%에 달하며 공업화가 진행됨에 따라 노동자들이
숙련공.기능공으로 향상돼 갔다"고 신교수의 주장을 반박했다.

안교수는 ""수탈론"의 이론적 기초는 내재적발전론인데 자본주의는
속성상 대외지향적이라 "수탈론"으로 분석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한국
근현대사를 경제발전의 과정으로 파악하는 "경제발전론"이 올바른 연구를
위한 대안이 될수 있다"고 제안했다.

< 박준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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