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짜리 창극이 만들어진다.

국립극장 (극장장 이길융)은 판소리 "춘향가"의 완창본을 고스란히
극화한 완판창극 "춘향전"을 내년 2월14~22일 국립극장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완판창극의 필요성은 창극계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판소리의 소리와 그 이면의 것을 연기 춤 음악으로 표현하는 종합예술극인
창극이 90년의 역사에 걸맞은 고유의 표현양식을 정립하지 못하고 표류해
왔다는 지적.

게다가 최근 뮤지컬이나 마당극같은 창극이 등장하는 등 혼란이
가중됨에 따라 창극의 원형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됐다.

지난 4월부터 완판창극 "춘향전" 제작에 들어간 국립극장은 최근
대본구성을 마치고 주요 배역을 공모하는 등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5대 판소리를 원형대로 창극화해 일본 가부키나 중국 경극에 버금가는
전통공연예술을 만들겠다는 국립극장의 야심찬 계획중 첫사업이다.

연극인 김명곤씨가 구성한 대본은 신재효본 장자백본 이동백본 등
고전창본, 강산제창본 김소희본 박동진본 김여란본 박봉술본 김연수본 등
현존 창본 사설과 더늠 (오페라의 아리아)의 최대공약수를 뽑아 만들어졌다.

김씨는 "창작냄새가 나지 않도록 각 상황에 가장 적절한 내용을
자연스럽게 연결했다"며 "후대에 전승될수 있는 판본이 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연출은 전국민족극운동협의회장 임진택씨, 작창은 국악인 성창순씨가
맡는다.

임씨는 "소리 유산을 모두 살리기 위해 더늠을 다 집어넣었다"며
"소리를 볼모로 잡지 않으면서 시각적 효과를 최대한 살려, 판소리의
이면을 그려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국악계의 관심은 임씨가 길게는 7시간까지 걸린다는 공연시간과
공연방식, 그리고 흥행성여부.

임씨는 평일에는 공연을 1,2부로 나눠 한쪽만, 주말에는 전체를 공연하는
방식을 생각중이다.

오디션을 통해 뽑은 "신인팀"과 국립창극단원이 주축이 된 "명창팀" 등
2팀을 꾸릴 계획.

이길융 극장장은 "흥행보다 그동안 축적된 자료를 총정리하고 창극을
정립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문의 264-8448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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