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박유아씨(36)가 18~2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영덕화랑
(544-8481)에서 작품전을 갖는다.

월간 "미술시대"가 주는 제3회 "한국미술 정예작가상" 수상기념전.

한지와 먹 흙 등 전통적인 매재를 사용해 우리시대의 감성을 섬세하고
감각적인 필치로 화폭에 담아온 박씨는 수묵화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수용.
발전시키는 작업을 펼쳐 주목을 받아온 작가.

함축적이며 직관적인 붓질로 현대인의 내밀한 의식세계를 형상화해온
그가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일 작품은 "각" 연작 40여점.

평면을 비롯 최근 시도하고 있는 흙작업이 포함돼 있다.

육면체의 투박한 흙덩어리에 붓 또는 손으로 자국을 낸 흙작업의 경우
"끊임없이 존재하면서 살아남은 것들에 존엄성과 경외감을 부여한 것"
이라며 "문화나 역사등 끈질기게 이어온 가치에 대한 회화적 해석"이라고
덧붙였다.

흙작업은 "종묘바닥에 깔려있는 돌에서 힌트를 얻어 하게 됐다"고.

한지작업들은 대부분 인간의 몸짓을 형상화한 것.

연속동작의 패턴을 이루고 있는 모노톤 계열의 작품들은 단순한 율동이
아닌 삶속에서 배출되는 숱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박씨는 이화여대 동양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동양미술사, 콜롬비아대 대학원에서 드로잉을 공부했다.

박태준 의원의 둘째딸.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