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는 온통 젊은이들의 세상이다.

노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경우는 노인문제를 다룬 시사프로그램
정도.

마음껏 웃고 즐길만한 "놀이마당"이 없어 노인들은 또한번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8일로 3백회를 맞는 SBS "젊은 인생"은 국내에서 유일한 노인대상
TV프로그램.

얼마전까지 KBS1TV "우리가족 만세"에 "노노 가요열창"이란 코너가
있었지만 가을개편때 프로그램 자체가 폐지됐다.

"젊은 인생"은 91년 개국때 시작돼 6년을 버텨온 SBS의 최장수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노인계층에 봉사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노인 스스로 주체가 되는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이 기획의도.

스튜디오도 노인들이 편안하게 느끼도록 "소박하게" 꾸몄다.

매주 목요일 오후 일산스튜디오에선 출연자 방청객 할것 없이 울고
웃는 한바탕 "판"이 벌어진다.

1백명 가량 되는 방청객의 절반 가량은 6년째 한번도 빠지지 않고
개근하는 사람들이다.

녹화는 오후 2시에 시작되는데 아침부터 도시락을 싸들고 와서
스튜디오에 들어가겠다고 우기는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있다.

이 프로그램의 중심코너는 "젊은 인생! 스타 스타".

매주 예심을 거친 6명의 노인들이 열띤 노래경연을 벌인다.

노래도 노래지만 백남봉, 이지연 두 MC와 함께 풀어놓는 노인들의
입담이 진짜 재미.

뭐니뭐니 해도 이 프로그램을 지탱시켜 주는 가장 큰힘은 매주
토요일마다 오전 6시10분부터 TV를 켜는 노인시청자들의 성원이다.

"젊은 인생"은 이 시간대 시청률과 점유율에서 1위를 달린다.

출연자, 방청객, 스텝들이 한가족처럼 친한 것도 이 프로그램의 강점.

한번은 출연했던 부부가수의 딸 결혼식에 방청객 전원이 참석한 적도
있다.

"녹화가 끝나고 협찬사에서 나눠주는 계란 한꾸러미씩을 들고 돌아가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바라볼 때 저분들을 위해서라도 더욱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연출을 맡은 정동원PD는 "노인들이 무대 분위기에 기죽지 않고
동네잔치에 온듯 맘껏 즐길수 있도록 만든 것이 프로그램 장수의 비결
같다"고 말했다.

3백회 특집에선 주요 출연자와 관련자들이 나와 축하메시지를 전하고,
4대가 함께 살아 식구들의 전체나이가 3백세인 가정을 백남봉씨가
방문한다.

그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출연자들이 꾸미는 "도전! 대결 세마당"도
펼쳐진다.

< 박성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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