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해외이주민 수는 5백30만명으로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광규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는 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고려학술문화재단 (이사장 이상득) 제10회 국제학술심포지엄에 앞서 미리
배포한 논문에서 "우리나라의 이주민은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 등 전세계
1백30여개국 5백30만명"이라며 "이러한 수치는 중국화교 유태인
이탈리아인에 이어 세계 4번째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교수는 "근대 한민족의 해외이주와 한민족공동체"라는 논문에서
"그러나 화교나 유태인들이 수십세기 또는 수세기동안 해외로 옮긴데
반해 한민족의 해외이주는 19세기말부터 20세기말까지 1백여년간에
집중적으로 이뤄진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한민족의 이민사는 <>농업이민시대 (1860~1905년)
<>망명이민시대 (1905~1919년) <>노동이민시대 (1919~1940년)
<>자유이민시대 (1965년이후) 등 4기로 구분된다.

19세기말엔 가난을 피해 러시아 연해주 등으로 농민들이 주로 터전을
옮긴겼으며 20세기초엔 양반계층, 지식인 등이 반일투쟁을 본격 전개키
위한 망명이민이 대세를 이뤘다.

1919년 3.1운동을 계기로 자의적 강제적으로 노동자들이 수천명씩
일본 및 러시아로 이주했으며 65년에는 미국과 캐나다, 호주, 남미 등으로
중산층 이상이 이민갔다.

이교수는 "광복이전까지 이주해간 한국인들은 어떤 형식으로든
국권회복운동에 동참하려 했다"며 "이러한 물결은 항일무장투쟁과
시민운동, 육영사업 등으로 이어지는 세계사에서 유래를 찾기힘든
애국이민이었다"고 해석했다.

이 학술발표회에선 이교수의 기조발표에 이어 펑밍훼이 대만국립정치대
교수가 "중국동북지역의 한국인 이민의 역사적 의의", 세이쥔메이
상해화동사범대 교수가 "상해와 한국인의 해외이주", 사토 쇼진 일본
동북아세아연구소장이 "조선인의 일본이주 역사와 조선독립운동", 이길용
동국대 교수가 "미주로의 이주와 한민족공동체", 토로포프 알렉산드르
아나톨레비치 블라디보스톡 극동문서보관소장이 "제1차 세계대전 이전 및
전시 한인의 러시아 원동 이주" 등의 논문을 각각 발표한다.

토론에는 박영석 (건국대), 유준기 (총신대), 김원모 (단국대), 하우봉
(전북대), 윤병석 (인하대) 교수 등이 참가한다.

문의 3702-7181

< 박준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