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털과 가느다란 나무뿌리, 사이잘삼 등 자연 소재로 독특한 조형작업을
펼치고 있는 섬유작가 정영주(38.숙명여대 강사)씨가 5~11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갤러리사비나 (736-4371)에서 첫 개인전을 갖는다.

출품작은 "기원" "탄생" "혼돈" "우주" "자연이미지" 등 동양철학과
사상, 사유체계에 바탕을 둔 섬유조형물과 평면 등 20여점.

사이잘삼을 탈색시켜 가늘게 쪼갠 다음 염색해 서로 감고 엮어 새로운
삼차원적 공간을 만들어낸 뒤 깃털로 장식하는 기법으로 이뤄진 작품들이다.

원형과 사각형, 때로는 형체를 알수 없는 현란한 형태의 작품들은 섬유의
유연함과 은은한 발색이 어우러져 포근하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둥근 형태는 여성과 다산을 의미하고 사각형은 하늘과 땅 사이를
지탱하는 인간을 상징한다"고 말한 그는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조형적
탐색과 함께 환경파괴나 자연으로부터의 소외문제를 담았다"고 밝혔다.

사용한 재료는 산과 농가를 직접 돌며 채취한 나무뿌리와 깃털 등 모두
자연산.

몸으로 자연을 느끼며 느낌까지도 작업과정과 연결시켰다는게 정씨의
설명이다.

정씨는 숙명여대 공예과와 동대학원에서 섬유디자인을 전공했으며
제12회 대한민국공예대전에서 입상, 한국공예가협회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