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고 거친 듯하지만 매끈한 광택이 섹시함을 더해주는 소재-가죽.

겨울철 방한소재로 잘 알려졌지만 든든한 방한점퍼 외에는 활용도가 넓지
않았던 가죽이 이번 시즌 코트 재킷 바지등 다양한 품목으로 태어났다.

의류에 많이 쓰이는 가죽은 소가죽 양가죽 그리고 돼지가죽.

소가죽은 강하고 질긴 반면 유연성이 없고 무거우며 양가죽은 가볍고
부드럽지만 쉽게 찢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돼지가죽은 모공이 크고 표면이 거칠어 실용적인 방한복에 주로 이용된다.

가격은 양가죽이 가장 비싸고 다음은 소가죽 돼지가죽의 순.

실루엣이 날렵해야 하는 여성용 재킷과 수트에는 주로 양가죽이 쓰인다.

올해 가죽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소재.

천연가죽은 물론이고 압착해 무늬를 넣은 프린트물, 양가죽에 뱀무늬를
찍은 것(Snake-eye), 양가죽처럼 보이게 가공한 소가죽(Lamb-touched Cow),
금이 간 것처럼 주름무늬(Crack)를 낸 것등 각양각색의 가공소재가 나와
눈길을 끈다.

뿐만 아니라 가죽과 섬유원단을 적절히 혼합하는 등 활용범위도 다양해졌다.

가죽 몸판에 니트 소매를 달아 활동적이면서 날씬해 보이도록 한 제품,
칼라와 주머니만 가죽으로 포인트를 줘 고급스런 느낌을 준 제품이 이 경우.

가죽제품 색은 갈색과 검정이 가장 일반적이다.

해외브랜드의 경우 톰 포드(구치), 도나 카렌, 랠프 로렌 등 20대후반~
40대의 커리어우먼룩을 지향하는 디자이너브랜드는 거의 모두 이 색상의
가죽제품을 내놨다.

반면 "아이그너" "페라가모" 등은 올리브색과 주황색 등 부드러운 색으로
폭을 넓혔고, 캐주얼브랜드에서는 빨강 노랑 파랑색 등 원색과 녹슨 듯한
것까지 다양한 색을 썼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본 스타일의 가죽재킷은 검정이나 갈색, 튀는
디자인은 원색으로 고르라"고 권한다.

이번 시즌 가죽재킷이나 점퍼 디자인의 포인트는 날씬한 실루엣.

어중간하게 엉덩이를 덮는 길이보다 덮을락 말락 하는 짧은 길이나 아예
무릎까지 내려오는 롱스타일, 어깨를 직선으로 강조하고 허리를 벨트로 묶는
형태가 가장 인기다.

LG패션 로오제 디자이너 강지영씨는 "가죽 재킷이나 코트를 입을 때는
이너웨어를 잘 맞춰 둔해 보이지 않도록 하라"고 조언한다.

원칙은 안에 입는 옷 색이 가죽옷보다 짙어야 한다는 것.

검정가죽에는 회색옷, 컬러풀한 가죽재킷에는 상하 모두 검정이나 갈색
회색등 어두운색 옷을 입는다.

자칫 딱딱해 보일수 있는 가죽의 느낌을 보완해 주는 소재는 모직과
울니트.

밤색 가죽재킷에 밝은 베이지색 터틀네크와 모직 바지를 함께 입으면
여유있고 부드러워 보인다.

가죽옷을 입을 때는 소품도 같은 계열로 맞춘다.

가죽 롱코트에 미니스커트를 입을 때는 가죽 롱부츠, 가죽바지에는 가죽
단화를 신는다.

액세서리는 너무 반짝이지 않는 무광택소재, 중량감이 느껴지는 굵직한
금이나 은제품을 고른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