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낳은 마에스트로 정명훈, 세계 오페라계의 신데렐라 체칠리아
바르톨리, 유럽에서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시각장애인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가 "세계를 위한 찬송"을 위해 다시 뭉쳤다.

여기에 폭발적인 성량을 자랑하는 바리톤 고성현과 뮤지컬 "명성황후"의
음악감독 박칼린이 가세, 한국판 "세계를 위한 찬송"(도이치 그라모폰)을
내놓았다.

이 앨범은 지난 8월 "세계가톨릭청소년대회"의 마지막 행사로 프랑스 파리
롱샹경기장에서 열린 화제의 공연 "세계를 위한 찬송"의 프로그램을 거의
그대로 옮겨 왔다.

정명훈 지휘의 산타체칠리아국립아카데미합창단과 오케스트라가 관현악을
맡고 바르톨리가 비발디의 "주 하느님, 하늘의 왕이시여" 모차르트의
"알렐루야" 프랑크의 "생명의 양식" 보첼리가 비제의 "아뉴스 데이"를
부른다.

이밖에 비발디 "글로리아" 베르디 "레퀴엠 중 상투스" 바하 "예수, 인류
소망의 기쁨" 롯시니"성모애상 중 아멘" 등 종교음악 16곡을 담았다.

단 파리공연에서 재즈가수 디디 브리지워터가 부른 대회주제곡 "나는
믿네"를 음반에서는 고성현과 박칼린이 듀엣으로 들려준다.

세계평화와 인류의 형제애를 노래하는 "나는 믿네"는 정명훈의 요청으로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인 에릭 레비가 작사 작곡했다.

고성현과 박칼린은 서정적이고 대중적인 선율을 힘있고 아름답게 한국어로
노래한다.

한국판 앨범에 수록될 주제곡은 한국 성악가에게 맡긴다는 합의 아래 지난
5월 로마에서 시작된 녹음은 10월 서울에서 마무리됐다.

테너의 레퍼터리인 "생명의 양식"을 메조소프라노 바르톨리의 가늘고 여린
목소리로, "아뉴스 데이"를 루치아노 파바로티와 훌리오 이글레시아스를
섞어놓은 듯한 보첼리의 감미로운 미성으로 듣는 것은 새로운 감동을 준다.

파리공연에서 음악이 지닌 신앙의 힘을 설파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육성이 마지막 트랙에 담겨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