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음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태음악인들의 상징인
이스라엘 필하모닉오케스트라 (이하 IPO)가 25~26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약 30년동안 IPO의 음악고문을 맡아 세계적인 마에스트로로 성장한
주빈 메타가 지휘를 맡고 그가 직접 지목한 하피스트 곽정과 첼리스트
장한나가 협연한다.

IPO의 모체는 1936년 나치의 박해를 피해 텔아비브에 모인 동구권
유태음악가들이 창단한 "팔레스타인 심포니".

이들은 음악을 통해 나치에 맞서는 강인한 정신력을 보여줘 많은
음악인을 감동시켰다.

거장 토스카니니가 IPO의 창립취지와 과정에 감동, 무료로 창단공연을
지휘했고 세계적인 지휘자들이 앞다퉈 우정출연, 단기간에 수준높은
연주단체로 성장하는 기틀을 닦았다.

이스라엘 독립후에는 각국에서 활약하던 유태인 음악가들이 IPO와
공연했고 특히 레너드 번스타인과 브루터 발터는 IPO를 세계정상의
교향악단으로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창단 60주년 기념 갈라콘서트에는 바이올린의 거장
아이작 스턴을 비롯, 이차크 펄먼, 다니엘 바렌보임, 핑커스 주커만,
길 샤함, 막심 벤게로프등 소위 "유태인 사단"이 총출동, 강한 결속력을
보여줬다.

IPO는 연주 수준에서도 세계 최고로 꼽힌다.

특히 뛰어난 솔리스트들이 모인 현악파트의 섬세한 앙상블과 역동감
넘치는 연주는 IPO의 자랑.

인도 출신의 거장 주빈 메타(61)는 뉴욕필, 빈필, 뮌헨필 등과의
성공적인 한국공연을 통해 한국팬들에게 친숙한 지휘자.

낭만적이고 명쾌한 표현으로 정평이 나있고 장영주 장한나 서주희
곽정 등 한국연주자를 발굴,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미국에서 활동중인 하피스트 곽정(25)은 이스라엘에서 IPO단원들과
앙상블 활동을 하며 음악적 교분을 쌓다가 주빈 메타의 오디션을 거쳐
협연자로 결정됐다.

장한나(16)는 94년 로스트로포비치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첼로계의
샛별"로 등장했다.

로스트로포비치, 미샤 마이스키의 후원속에 세계 무대에서 맹활약중.

25일 공연에서는 베토벤 "레오노레 서곡", 칼 라이네케 "하프협주곡"
(협연 곽정),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 26일에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과 "가정 교향곡", 차이코프스키
"로코코변주곡" (협연 장한나)을 들려준다.

문의 598-8277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