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하면서 저 자신도 쑥스러울 때가 있어요"

부잣집 마나님같은 역을 주로 맡아온 탤런트 양미경(36).

그가 MBC 일일연속극 "방울이" (극본 박진숙, 연출 장수봉)에서
"파격적인" 연기로 눈길을 끌고 있다.

뽀글뽀글한 파마에 새빨간 립스틱.

치킨집을 하며 온갖 아양을 떨어 방울이 아버지 (최주봉)를 꼬시더니
급기야 임신해 새엄마로 들어앉았다.

"남편 (KBS 제작단 허성룡PD)은 이미지 변신을 꾀할수 있는 좋은 기회니
잘해보라고 하는데 진석 (초등학교 2학년)이는 TV를 보고 "엄마 흉칙해"
하더군요.

엄마는 연기자니까 어떤 역이든 제대로 해야 한다고 설득했는데..."

양씨가 털어놓는 "악역"의 고충이다.

게다가 본인도 닭살 돋을 정도로 "착착 감기는" 연기를 하라는게
장PD의 주문.

"팥쥐엄마같은 역이지만 떠돌이 인생으로 호적에 이름 한번 올려보는 게
소원인 극중 인물이 측은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84년 KBS 공채 10기로 입사한 그는 지난해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를 빼곤 14년째 꾸준히 연기생활을 해왔다.

올 8월까지 서세원과 함께 KBS1TV "행복이 가득한 집"을 진행하는 등
MC로도 맹활약.

현재는 KBS 제2라디오 "출발 일요일" (일요일 오전 7시)을 개그맨
이창명과 함께 맡고 있다.

< 박성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