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정서의 원형과 상징성을 흙과 땅에서 찾아 화폭에 담아온 한국화가
박병준(60)씨가 10월1~7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상 (730-0030)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출품작은 "생명의 땅-황토" 연작 30여점으로 2천호짜리를 포함, 대부분
대작.

닥종이에 먹으로 밑그림을 그린 뒤 그위에 접착제를 섞은 황토칠을 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작업하는 박씨는 "한국화가 하나같이 수묵내지 추상으로
흐르는 경향에서 벗어나 독창적인 기법을 찾고 싶어 황토그림을 그리게
됐다"고 밝혔다.

흙에서 나서 돌아가는 만큼 흙은 우리의 육신이며 생명이라고 설명한
그는 특히 "한국인에게 있어 흙은 마음의 고향이자 포근한 어머니의 품과
같아 보는 시선과 감정이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그의 그림은 소재뿐만 아니라 재료 자체도 황토흙을 사용함으로써
토속적이며 한국적인 냄새가 물씬 풍겨나는 점이 특징.

작품들은 전국 방방곡곡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스케치했고 재료가 되는
황토도 각지에서 직접 채취한 것들이어서 다양한 색깔과 질감을 갖고 있다.

박씨는 황토의 본고장인 전북 고창 출신으로 의제 허백련에게 사사했고
제7회 중앙미술대전 등 각종 공모전과 단체전에 출품해왔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