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진정한 성공은 어떤 것일까.

MBC 새 미니시리즈 "예감" (매주 월.화 오후 9시55분, 극본 김진숙 연출
이승렬)은 화장품회사의 말단사원이 브랜드매니저로 성공하기까지의 치열한
과정과 사랑 애환 등을 그릴 드라마.

주인공 유림 (이혜영)은 화장품 판매보조원.

커리어우먼을 꿈꾸며 발이 닳도록 뛰어다닌다.

야간대학에 다니며 힘들지만 언제나 밝고 명랑함을 잃지 않는다.

그가 동경하는 대상은 본사 브랜드매니저인 장세영 (김윤진).

도도하기 짝이 없지만 일에 관한한 누구나 공인하는 실력파다.

유림에게는 힘들고 지칠 때 감싸 안아주는 따뜻한 애인이 있다.

같은회사 연구소에 근무하는 준섭 (감우성).

그는 회사 후계자인 경민 (손지창)과 유림을 사이에 두고 삼각관계에
빠진다.

바람직한 커리어우먼상을 제시하겠다는 의도와 달리 곳곳에 왜곡된
여성관이 배어있다.

성공한 여자에게는 인간적인 냄새가 없다든지, 어떠한 굴욕도 참아내야
성공할수 있다든지 (심지어 강간당할뻔한 위기까지도)하는 것들이다.

남이 잘되는 것을 시기하고 비꼬는 여자들의 좁은 소견도 빠질세라
등장한다.

트랜디드라마의 목표가 심각한 주제의식보다 부담없이 즐길수 있는
산뜻한 재미라면 그런대로 괜찮다.

깔끔한 화면, 젊은 취향, 빠른 극전개 등 전에 히트한 작품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그러나 등장인물, 상황설정 등이 "예상대로"라서 신선감은 떨어진다.

감각적인 영상미를 살리기에 적합한 직업 (화장품 브랜드매니저,
건축가 등)이 선택되고 주인공들은 삼각관계로 얽힌다.

기업의 경영권 분쟁, 오만하지만 젊고 능력있는 후계자, 눈요기거리로
등장하는 호화생활, 신데렐라식의 성공 등 그럴법한 소재와 내용들이
골고루 담겨 있다.

준섭이 유림을 위해 축구장에 샴페인바구니를 준비한 장면은 스케일은
다르지만 공연장을 빌려 애인의 생일파티를 열어주던 어느 드라마를
연상시킨다.

이래야 여자가 감동한다는 공식처럼 너무 흔하게 사용되는 것은 아닌지.

당당하지만 인간적인 면모를 갖춘 커리어우먼, 유림의 성공과정이 어떻게
그려질까 기대된다.

< 박성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