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연극인들의 한마당 축제인 97 서울 세계연극제 (9월1일~10월15일)가
반환점을 돌았다.

97 창무국제예술제와 세계대학연극축제가 막을 내렸고 국내외 공식
초청 공연과 서울연극제, 세계마당극축제도 일정의 3분의2이상을 소화했다.

다음은 세계연극제 이모저모.

<>.이번 세계연극제는 흥행과 관객 동원면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연당 객석 점유율은 50~60% 정도, 그나마 유료 객석율은 40%에
못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관객 동원률이 이처럼 부진한 것은 예산이 46억원에서 35억원으로
대폭 삭감돼 홍보가 잘안된 데다 불경기와 대선정국 등으로 문화공연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때문으로 풀이됐다.

<>.그나마 과천등 야외공연장에서 이뤄진 세계마당극큰잔치가 성공,
연극인들에게 위안을 주고 있다.

마당극은 20일까지 모두 13만5천명이 관람, 예상관객 1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콜롬비아극단의 "싱가로스"는 4회 공연에 1만여명이 몰려 관객
최다 동원극으로 기록됐다.

마당극이 이처럼 인기를 끈 것은 야외에서 공연돼 가족단위 관객이
많은데다 대부분 무료였기 때문.

<>.해외초청극단중 가장 높은 개런티를 받은 곳은 베네주엘라
라하타블라극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6~9일 예술의전당에서 "아무도 대령에게 연락하지 않았다"를 5회 올린
이 극단은 공연료로 2만5천달러를 벌어 들였다.

25개 초청극단의 평균 공연료는 1만달러, 체재비는 1인당 하루 60달러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라마마극단과 한국 드라마센터가 합동공연한 "트로이의
여인들"은 시종일관 관객을 작품속으로 끌어들인 명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트로이왕비가 그리스병사들에게 폭행당하는 장면에서 전라노출을
시도했음에도 관람한 연극인 모두가 "외설적이기는 커녕 역사적 사건을
예술로 승화시킨 명장면이다.

끊임없이 외설시비에 시달리는 국내 연극계에 하나의 방향을 정해줬다"고
평가, 주목을 끌었다.

이 공연에는 또 피앤택그룹 (회장 이재은)이 1억원을 후원, 관심을
모았다.

<>.서울세계연극제에 가장 많은 극단을 참가시킨 나라는 일본으로
파악됐다.

일본은 가이타이샤극단, 지진카이극단, 신주쿠 로잔바쿠극단,
도호대학교극단 등 4개 극단을 파견, 실험극 전통극 등 90년대 일본 연극의
흐름을 집중 소개했다.

일본이 이렇게 많은 극단을 보낸 것은 세계연극제 개최를 준비하기
위해서라는 분석.

일본은 아직 세계연극제를 개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박준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