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청담동 미화랑(549-0254)이 개관 20주년을 맞아 23일~10월8일
"중광특별전"을 마련한다.

미화랑은 지난 77년 9월 처음 문을 연이래 원로 중진은 물론 중광스님과
조광호 신부를 비롯 김태정 박재곤씨 등 우리화단에 독특하게 자리매김한
작가들을 대거 찾아내 초대전을 가져왔다.

시인이자 화가 행위미술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중광스님도 81년 미화랑
에서 처음 개인전을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외 유수화랑에서 잇달아
초대전을 가졌고 93년 LA아트페어에서는 동양권 작가로는 최초로 전야제에
참가, 행위예술을 펼치는 등 큰 활약을 해왔다.

이번 전시회에 선보일 작품은 "산" "동심" "무제"시리즈 등 근작 30여점.

간결하고도 자유분방한 필치로 동양사상을 표출한 신작들은 특히 한지에
수묵채색 또는 수묵연필이외에도 옛날기와 다비식장면 돌탑 등이 담긴 사진을
오브제로 사용했다.

일명 걸레스님으로 불리는 중광은 기존의 기법을 완전히 파괴하고 자신만의
새로운 예술세계를 창조해오며 파격의 극치를 보여온 작가.

미술평론가 장석원(전남대 교수)씨는 "중광을 두고 파계승이니 사기꾼이니
하는 세간의 평은 옳지 않다"고 밝히고 "속박과 위선으로 가득차 있는 시대
상을 나름대로 깨달은 진리를 바탕으로 행위와 미술작품을 통해 비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