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사흘앞으로 다가왔다.

생활이 바빠질수록 흩어졌던 가족이 모여 마음을 나누는 추석의 의미는
더욱 소중해진다.

명절 분위기를 살리는 데는 한복이 으뜸.

한복디자이너 이영희씨는 "한복은 품위와 격식이 생명이므로 장식성에만
치중하지 말고 격에 맞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복 제대로 입는법 제1조는 색상.

전통예법에서는 미혼여성은 꽃분홍치마에 노랑저고리, 새색시는 다홍치마에
연두저고리, 젊은부인은 감색치마에 흰저고리, 중년이상 부인은 감색치마에
옥색저고리 등으로 나눈다.

물론 강제성은 없지만 발랄함과 우아함 등 연령별 특징을 잘 드러내도록
짜여진 만큼 대략의 틀을 지키면 무난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

자유롭게 색을 고를 때도 원칙은 있다.

젊은여성의 경우 치마는 짙은색, 저고리는 화사한 색 등 명도차이를 크게 해
명확한 느낌을 준다.

치마가 감색 검정색 밤색일 경우 저고리는 빨강 비취색 귤색이 어울린다.

중장년층은 아래위 모두 중간색을 고르고 치마가 저고리보다 약간만 어둡게
해 명도 차이를 줄인다.

색 치마와 연한 미색저고리, 연보라색 치마와 연두 또는 인디언핑크색
저고리가 잘 맞는다.

자주치마에 회색저고리는 세련된 느낌을 주며 연령에 관계없이 두루 잘
어울린다.

한복디자이너 허영씨는 "지나치게 많은 금박, 자수는 품위를 해치므로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얘기한다.

금박은 본래 궁중의상과 혼례복에나 쓰이던 것으로 일상복에서는 절제해야
한다는 것.

치마폭은 드레스처럼 퍼지는 12폭보다 다소곳한 6폭이 기본이며 분위기는
속옷으로 조절한다.

화사하게 보이려면 페티코트, 단정하게 연출하려면 속치마가 적당하다.

속바지와 가능하면 속적삼도 챙긴다.

가을에 맞는 한복소재는 본견 실크와 숙고사(짜임 자체에 무늬가 든 견직),
노방은 사철 두루 쓰인다.

남성용 바지저고리는 나이의 영향을 덜 받는 편.

아래위를 같은 계통의 중간색으로 맞추면서 명도차이만 약간 주는 것이
좋다.

베이지색 바지저고리에는 올리브색 마고자와 조끼, 인디언핑크색 바지저고리
에는 팥색 마고자와 조끼 등이 잘 맞는 짝.

어린이에게 화사한 추석빔을 입히려면 치마와 바지저고리 위에 당의와
조바위(여자어린이), 쾌자와 복건(남자어린이)을 곁들인다.

한복차림에는 액세서리도 골라 착용한다.

목걸이는 피하고 귀고리도 늘어지는 것은 피한다.

반지는 금 은 옥 비취로 만든 도톰한 가락지가 제격.

한복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장신구는 노리개.

금이나 옥장식을 차분한 매듭으로 마무리한 노리개는 한복의 우아함을
돋보이게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