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선 가족용 비디오가 풍성하다.

가족 부부 친구 등 근본적인 인간관계의 소중함을 코믹하게 또는
감동적으로 담아낸 영화들이 추석을 앞두고 쏟아져 나왔다.

주성치식 코미디 "가유희사 1997" (스타맥스),
샐리 롱 주연의 왁자지껄 코미디 "유쾌한 가족" (CIC),
감동의 드라마인 "굿바이 마이 프렌드2" (시네마트)와
"비밀과 거짓말" (DMV),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가 매력적인 "프리처스 와이프" (브에나비스타)
등이 대표작들.

"가유희사 1997"은 92년 히트작 "가유희사"의 속편.

늙은 아버지와 노장 노비 노공 3형제, 노장의 아내가 사는 저택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해프닝을 통해 가족간의 사랑을 따뜻하게 그린다.

말썽만 피우던 노공 (주성치)이 사고를 당한후 가족의 사랑을 깨닫는다는
내용.

전편에 비해 주성치의 못말리는 폭소연기 비중이 높아졌다.

오천련 종려시가 노비 노공의 애인으로 등장한다.

장건정 감독.

"유쾌한 가족"은 미국에서 27년간 장수한 동명의 TV시트콤을 영화화했다.

세월에 관계없이 순수함과 웃음을 간직한 브래디가족과 급변하는 사회를
비교 조명한 작품.

사기꾼 로이가 브래디 집에 있는 조각상을 훔치러 들어오면서 브래디
가족의 시련은 시작된다.

감각적이고 코믹한 대사,귀엽고 깜찍한 어린이들의 연기가 볼만하다.

샐리 롱의 인상좋고 푸근한 미소는 나이 들어서도 여전하다.

앨런 샌포드 감독.

"굿바이 마이 프렌드2"는 감수성이 예민한 소년과 유랑극단의 애환을
지닌 남장소녀의 이야기.

더블린시 외곽에 있는 해변가의 작은마을 델키를 무대로 겁쟁이소년
크리스와 외로운 남장소녀 조의 우정과 모험을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원제는 "마이 프렌드 조"로 "굿바이 마이 프렌드"와 구성과 주제가
비슷하지만 별개의 작품이다.

97년 제2회 서울국제가족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

"비밀과 거짓말"은 젊고 지적인 흑인여성 홀텐스가 양어머니의 장례식
이후 친어머니를 찾는 과정을 통해 가족간의 비밀과 거짓, 애증을 밀도있게
보여주는 수작.

홀텐스의 친어머니는 공장 노동자인 신시아.

이탈된 구성원인 홀텐스는 당당하고 안정된 반면 신시아가족은 하나같이
말못할 고민거리를 안고 서로 불신하며 살아간다.

"네이키드"의 감독 마이크 리의 차분하고 세밀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브렌더 블리신 주연.

96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여우주연상 수상작.

"프리처스 와이프"는 흑인스타 덴젤 워싱턴과 휘트니 휴스턴을 커플로
내세운 영화.

흑인빈민가에서 교회를 꾸려나가는 목사의 짐을 덜어주고 아내와의
소원해진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하늘에서 바람둥이 천사가 내려온다.

"빅" "사랑의 기적"의 여성감독 페니 마셜의 따뜻하고 낙관적인 시각이
녹아 있다.

흥겨운 성가가 리드하는 흑인교회의 자유로운 예배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것도 재미있다.

한스 짐머 음악.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