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반을 넘긴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 (Pifan, 8월29일~5일)는
대중의 참여나 전문가의 평가 모두에서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는 평.

3일까지 Pifan을 찾은 관객은 모두 5만5천명 (무료 관객 포함).

"부천 초이스" 부문의 첫작품 "접속"이 매진 테이프를 끊은 뒤 거의
모든 작품이 매진 기록속에 상영되고 있다.

유료상영관중에는 영시네마 2관 1관 시민회관, 무료 상영관중에는
삼정복지회관과 소향관 (소사구청내) 순으로 많은 관객이 몰렸다.

무료 상영관은 객석은 물론 임시좌석과 계단까지 빽빽이 들어차는 호황.

<>.심사위원장 로저 코먼을 비롯한 해외전문가들은 "할리우드영화와
다른, 재미있고 판타스틱한 영화들을 잘 골랐다"며 작품 선정 (주관
김홍준 감독)을 칭찬하는 분위기.

96년 첫 행사를 치른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영화의 정체성"에
포커스를 맞췄듯 부천영화제도 나름의 색깔을 정하는데 성공했다는 평들.

<>.그러나 개최지와 행사장 입지 등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

국제영화제가 대개 휴양지 (칸 베니스 등)에서 열리는 것은 축제
분위기를 위한 것인데 부천은 기본적으로 여기에 잘 안맞는다는 것.

부천시는 2천년 테마파크가 완공되면 문제가 해소된다고 말하지만 "초기
3~4년이 삭막해서는 좋은 이미지 형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들.

광복동과 남포동에 행사장이 집중됐던 부산과 달리 극장이 분산돼 있는
점도 불편함으로 지적됐다.

<>.5일 결과가 발표되는 경쟁부문 "부천 초이스"에서는 "패시지"
(벨기에 프랑스 체코합작) "프리웨이" (미국) 등이 유망한 우승후보로
부상중.

하지만 주최측은 "경쟁부문 자체가 구색인 만큼 큰 의미는 없다"고 설명.

심사위원장이 밝힌 선정기준은 독창성.

<>.일부 기획자가 "비할리우드 영화의 진지한 잔치 한마당"을 지향하며
반대한 가운데 강행된 부대 이벤트들은 호평받았다.

"우리시대의 스타와 함께" (매일 밤 9시 중앙광장)는 "넘버3" "접속"의
제작 및 출연진이 관객과 열띤 대화를 벌이고 소명지하도에서 6명의
해외전문가들이 진행중인 벽화낙서 한마당은 예정보다 하루 빠른 4일
완성됐다.

한편 피터정, 무라카미 류 등 많은 초청인사가 진지한 태도로 임해
좋은 평을 받은데 비해 일부는 빈축을 사기도.

심사위원의 한사람인 배우 마리아 슈나이더는 대접소홀을 이유로 예정된
인터뷰까지 취소해 구설에 올랐다.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