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명절인 한가위를 앞두고 방송3사의 특집드라마 제작 열기가
뜨겁다.

올해 역시 고향과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내용이 주류.

KBS1TV는 세월의 흐름속에 몰락해가는 한 가문의 이야기를 그린 "불붙는
난간" (극본 손영목 연출 이성주)을 16일 오후 9시50분 방송한다.

고향을 등진 사람과 마지막까지 조상의 정신적 가치를 지키려는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묻고자 한다.

조재현이 사법고시에 실패하고 법률사무소에서 일하는 이혼남 이신욱역을
맡고 냉혹한 폭력배지만 내면은 고독한 조재현의 친구 배종기로 김명수가
출연한다.

송채환이 조재현과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아이 하나를 키우며 홀로
사는 강유희로 나오며 염정아가 조재현의 이복동생 이수진으로 등장,
김명수와 사랑을 나눈다.

이순재 박혜숙 선우은숙 김해숙 등 중견연기자들이 가세한다.

MBCTV는 17일 오전 10시 "누리야 누리야 뭐하니" (원작 양귀자 극본
임선경 연출 김정호)를 방영한다.

어린 자매가 엄마를 찾아가는 실화를 통해 가족과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드라마.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아홉살 소녀 주인공 누리역에
이정윤, 누리를 친동생처럼 돌봐주는 영발오빠역에 최재성이 캐스팅됐다.

SBSTV는 아내의 죽음으로 갑자기 혼자 된 늙은 아버지의 서글픈 내면을
그린 "당신의 빈자리" (원작 박완서 극본 박남준 연출 장형일)를 15일
오후 9시30분 방송한다.

신구가 아내를 잃은 뒤 생전에 잘못해줬다고 후회하는 전직 중학교교감
김평구, 반효정이 죽어가면서도 혼자 남을 남편을 걱정하는 아내
송윤영으로 나와 호흡을 맞춘다.

길용우가 효자지만 아버지의 슬픔을 이해 못하는 장남 진규, 이경진이
길용우의 아내 미례로 나온다.

< 양준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