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주)성도에 기념비적인 해입니다.

첫브랜드 톰보이가 스무해 성년을 맞았고 "티셔츠 리퍼블릭"이라는 인터넷
매장도 개설했습니다.

앞으로 전통을 지키되 새로운 변화에도 뒤지지 않는 회사가 되겠습니다"

(주)성도 최형석(42) 사장은 "한길을 파는 우직함과 시대흐름을 포착하는
기민함을 동시에 갖춘 곳"이라는 말로 회사소개를 시작했다.

브랜드 하나의 수명이 5년을 넘기기 힘든 국내 패션계에서 한 브랜드
(톰보이)를 20년동안 유지한 것은 보기 드믄 "진득한" 사업방식.

뿐만 아니라 86년 미국 현지법인을 시발로 홍콩 중국에 각각 현지법인을
만들어 운영했다.

인터넷 매장도 남보다 한발 앞선 것이다.

성도는 95년부터 "아트 온(art-on)"이라는 이름의 티셔츠 전문브랜드를
만들어 판매중이고 96년 가을부터 자사홍보 페이지를 인터넷에 개설했다.

"티셔츠 리퍼블릭"은 이둘을 결합한 것.이 코너는 개설 한달반만에 접속회수
1만7천여건을 넘어섰고 판매량도 1만1천2백장에 달하는 높은 성과를 거뒀다.

성도는 두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53년 니트제조업체로 출발, OEM 수출에 주력해온 (주)성도섬유와 77년
(주)톰보이로 시작해 여성복 "톰보이" 여성 영캐주얼 "스핀", 남성 캐릭터
캐주얼 "코모도", 남성캐주얼 "TBM", 아동복 "톰키드"를 이끌고 있는
(주)성도가 그것.

90년대 초반 성도섬유도 내수에 뛰어들어 중저가 캐주얼 "제이빔"과 아동복
"베이스 캠프"를 만들고 있어 현재 브랜드 수는 모두 7개이다.

최사장은 ""톰보이"가 20년 된 브랜드이면서도 낡았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
것은 지속적으로 추진된 리뉴얼작업 덕분"이라며 20주년을 맞아 다시 크게
변신하겠다고 말했다.

영캐주얼이라는 이미지에 세련미를 더해 최근 추세에 맞춘다는 것.

"제이빔"이나 "코모도" 또한 각각 중저가 캐주얼그룹과 남성 캐릭터정장
분야에서 선두그룹에 속한다.

한편 실적이 부진한 라이선스브랜드 "셰비뇽"은 올봄 과감하게 정리했다.

결과적으로 성도는 라이선스 브랜드 없이 모두 자체 브랜드만으로 구성돼
있다.

해외 현지법인의 역할은 점점 더 커질 전망이다.

미국법인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거의 모두 현지에서 판매중이고 중국법인
생산품의 70%는 일본, 30%는 우리나라로 들여오고 있다.

성도 매장은 서울 명동직매장, 부산의 전문점 "비자비"와 직영점 13곳,
대리점 3백20곳 등 모두 4백20여개.

96년 총매출액은 약 1천4백억원.

규모를 크게 늘릴 생각은 없지만 향후 2~3년안에 스포츠웨어 브랜드를
하나 만들 계획이다.

최사장은 설립자 고 최무정 명예회장의 3남으로 한양대 산업공학과와
미국 애리조나주립대(MBA과정)를 거쳐 85년 성도에 입사했으며 (주)성도와
(주)성도섬유 사장을 겸하고 있다.

< 글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