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스루(판매) 비디오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제작사들의 행보가 분주하다.

렌털 중심의 국내 비디오시장 규모가 3천억원을 고비로 정체되면서 셀스루
시장의 성장은 비디오업계의 활로이자 희망으로 인식되고 있다.

업계는 올 상반기 렌털시장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감축한 반면
셀스루시장은 20%이상 성장한 것으로 분석한다.

하지만 제작사들의 투자와 노력에 비하면 이 정도의 성장은 미미한 수준
이다.

일각에선 우리나라에서 셀스루시장의 정착은 요원하다는 소린도 들린다.

걸음마단계인 셀스루시장에 대한 각 제작사의 진단과 전망, 이에 따른
전략과 현황 등을 알아본다.

< 편집자 >

=======================================================================

월트디즈니의 비디오자회사인 브에나비스타홈엔터테인먼트코리아(사장
임혜숙).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나라 셀스루시장의 왕자"다.

월트디즈니의 만화영화를 앞세운 애니메이션셀스루 분야에서는 가히
독보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다.

특히 올해(96년10월~97년9월)의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브에나비스타의 셀스루비디오 판매액은 전년보다 77% 성장한 1백50억원에
이르러 업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해 제일제당과 제휴해 슈퍼마켓에서 셀스루비디오를 판매하는 등
유통망을 크게 확충한 것이 밑거름이 됐어요. 이를 바탕으로 많은 작품을
내놓은 데다 셀스루시장의 자연성장율(20~30%)이 더해져 목표를 초과
달성했습니다"

브에나비스타의 셀스루마케팅을 진두지휘하는 안홍주이사(38).

회사가 설립된 92년12월부터 줄곧 셀스루분야를 이끌어 왔다.

93년이후 셀스루 매출신장을 연평균 50%이상 끌어올려 오늘의 브에나비스타
를 있게 한 일등공신이다.

"어느나라나 초기에는 만화영화가 시장을 형성합니다. 경쟁력있는
소프트웨어를 풍부히 갖춘게 성장비결입니다. 다른 나라의 브에나비스타
성공사례를 연구, 우리 상황에 맞게 선진마케팅 기법을 활용한 것도 들어
맞았지요.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국내 셀스루마케팅을 주도해 왔다고 자부
합니다"

안이사는 셀스루시장의 앞날을 밝다고 전망한다.

가장 큰 걸림돌이던 거품 렌탈시장이 감소추세인데다 전근대적인 유통구조
또한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것.

업계의 현안인 셀스루비디오의 가격인하에 대해서는 "당장은 어렵지
않겠느냐"며 "앞으로 중저가제품을 많이 내놓겠다"고 밝혔다.

또 "극영화비디오의 판매는 DVD가 일반화되기 전에는 어렵다"며 "우리나라
에선 에듀테인먼트(교육&오락)용 비디오가 선진국에서 극영화가 차지하는
비중(40%)만큼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에듀테인먼트 비디오를 개발하는 한편 국내제작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고 브랜드이미지 개선을 위한 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송태형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