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과 25교구 본사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대한불교 조계종의 체제를
돌아보는 토론회가 열린다.

조계종 비구스님 단체인 선우도량이 27~28일 지리산 실상사에서 "한국
불교 발전을 위한 교구본사의 역할과 과제"란 주제로 여는 제13회
수련결사가 바로 그 자리.

이 수련결사는 오늘날 교구본사의 의미와 역할을 규정하고 특히
지방화시대를 맞아 불교발전을 위해 교구본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데 촛점을 맞춘다.

교구본사의 성립과 역사,종법에 나타난 교구본사의 역할, 바람직한
교구본사의 역할과 과제등 3개의 주제를 다룬다.

동출스님 (선우도량 한국불교근현대사 연구회)은 "교구본사 제도의
성립과 그 역사"를 통해 "현행 교구본사는 한국 근세사의 질곡속에서
탄생된 산물"이라며 "특히 일제시대 총독부에 의해 타율적으로 제정된
본말사제도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일제가 식민지지배에 한국불교를 이용하기 위해 사찰령을 제정,
반포하면서 31개의 본산제도를 확립했던 게 시초라는 주장이다.

이에따라 본사는 결국 일제식민지 기간동안 왜곡된 성장을 할 수 밖에
없었으며 전통적인 승가의 기풍을 지켜내지 못하고 본사의 의미를 단순히
지방행정 단위로 여기게끔 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법인스님 (해남 대둔사 총무)은 "현대사회에서의 교구본사의
역할과 과제"를 통해 "종법에 따라 교구와 교구본사가 정해져 있지만
현실적으로 교구본사는 여러 말사의 힘을 모으는 역할을 못하고 규모가 큰
말사정도로 인식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교구내 말사를 지원, 감독하지 못하고 오히려 말사의 힘을
중앙본사로 집중시키는 중간다리 역할만 한다는 것.

법인스님은 "지방화시대에는 중앙의 총무원과 지방교단의 역할 및 위상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면서 "특히 어떤 형태로든지 지역사회를 담당할
교단의 조직과 역할이 있어야 하고 교구본사가 이를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사는 불교전파를 위해 지역과 사찰을 연계시켜 지도하고 나아가
지역문화를 성숙시키고 지역발전 정책을 지원하는데도 힘써야 한다는 게
그의 견해.

그는 덧붙여 교구내 주요 소임자들에 대한 위상정립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소임자 자신의 인식전환은 물론 그에 대한 교단전반의 분위기가
개선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 오춘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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