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프로그램 등급제는 어떤 것인가.

청소년 보호법과 관련, 종합유선방송위원회가 8월부터 청소년
유해프로그램 고지방송을 실시중인 가운데 TV프로그램 등급제 도입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방송위원회는 19일 "한국방송환경과 프로그램 등급제"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열고 등급제 도입에 따른 문제점과 효율적인 등급제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발제자로 참석한 강남준 충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청소년에게
유해한 프로그램이 존재하고, 여러 연구 결과 유해프로그램과 반사회적
행동의 연관성이 입증됐으며 청소년들의 매체 접근이 자유롭게 이뤄지는
상황에서 등급제는 필요하다"며 도입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청소년보호법, 유해방송물 심의절차, 등급제 도입에 따른 쟁점들을
정리한 발제문에서 정윤식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자율등급제를
원칙으로 등급의 구분, 종류, 방법 등을 매체 특성에 따라 각 심의기관이나
협회, 방송국에 일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윤선희 서울YMCA 좋은 방송을 위한 시청자모임회장은
"TV는 영화나 비디오와 달리 가족매체"임을 강조하고 "폭력, 선정성에 대한
소극적 규제뿐 아니라 전체적인 방송프로그램의 질적향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업제작자의 입장에서 토론에 참가한 이웅진 KBS드라마제작국
차장은 "미국등과 달리 방송사에서 제작되는 프로그램수가 적고 이미 여러
경로로 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른 규제를 만드는 것이 필요한가"
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