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큐스페셜 8.15특집-반도의 영예, 이인석" (MBCTV 오후 11시)

"반도의 영예"인가 "반도의 치욕"인가.

일제시대 가장 영광스런 조선인으로 일제에 의해 추앙된 이인석은
일제의 "육군 특별 지원병제"에 따라 일본육군에 입대, 중국군과 전투중
전사한 인물이다.

죽으면서까지 "천황폐하 만세"를 삼창했다고 알려져 당시 조선내
언론들은 "반도인의 영예"등으로 대서특필하며 대대적으로 미화했고
친일지식인들도 이인석 미화작업에 앞장섰다.

당시 조선인들은 그를 주제로 한 영화 노래 시등 끝없는 선전의 열기에
영향받았다.

과연 그는 조선인 이인석이 아닌 "황군 이인석 상등병"으로 죽기를
원했을까.

차라리 "반도의 치욕"으로 불리기를 원했는지 모른다.

"다큐스페셜"팀은 현재 충북 옥천군에 살고 있는 이인석의 부인과 딸
동생 등을 찾아내 그들로부터 묻혀버릴 뻔한 진실을 듣고 당시 그곳에서
이뤄진 일제의 광범위하고 악랄한 지원강요 사례를 수집했다.

일제와 친일지식인들이 내선일체의 상징으로 미화한 이인석이
황국신민화의 광풍에 갇힌 무력한 식민지 청년이었으며 조선판 "25시"의
주인공이었음을 증명한다.

또 조선총독부가 추천하고 총독부 경무과장 야기 노부오가 서문을 쓴
전기 "이인석 상등병"을 기초로 그들이 선전한 이인석의 모습을 재현하고
이러한 선전이 철저한 날조였음을 밝힌다.

< 양준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