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종류만 많은 것보다 찌게 한가지, 밑반찬 하나라도 입맛을
당겨야 밥을 맛있게 먹을수 있는 법.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시청자들의 흥미를 끄는 극이 되려면 스토리가 흥미진진하든 배우의
연기가 뛰어나든 볼거리가 풍부하든 뭔가 한가지 확실한 것이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KBS2TV의 미니시리즈 "스타"는 구미를 당기는 요소가 별로
없다.

"지는 별" 신수민 (염정화)과 "뜨는 별" 채은영 (권이지)의 대립,
천재적 능력을 가진 가수 사강 (김정호)과 그의 노래를 표절해 스타가 된
동생 민도현 (이훈)의 갈등이 극전개의 중심.

여기에 졸지에 스타가 된 어린이 케이블TV FD 영빈 (김호진), 사강을
숭배하며 백댄서의 꿈을 키워나가는 재수생 진영 (차태현)이 등장한다.

10부작 안에 스타의 허와 실을 모두 보여주겠다는 욕심 때문일까 각각의
이야기가 하나의 축을 중심으로 짜임새 있게 엮이지 못하고 어설픈
우연으로 산만하게 펼쳐져 있다.

이미 4부까지 방영됐는데도 미니시리즈다운 속도감이 없어 여전히
도입부에 머물러 있는 느낌.

어린이같은 이미지의 영빈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분위기의
드라마에 캐스팅돼 갑자기 스타가 된다거나 도현, 수민, 영빈, 은영
네사람이 한 작품에 출연하게 되는 상황 등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배우들의 연기도 늘어진 극 전개를 다잡을 만큼 인상적이지 못하다.

은영역의 권이지는 신인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지만 극 중심에 서기엔
이미지나 연기력 모두 약하다.

여기에 이훈, 엄정화의 연기도 흡입력이 떨어진다.

특히 민도현이 생방송 무대에서 노래하는 장면은 드라마 성격상 쇼PD가
연출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부실하다.

스타의 화려함보다 인간적인 면을 강조하겠다는 연출의도는 어느정도
실현된 듯싶지만 시간에 쫓겨 만든 허술함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 박성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