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세계음악제(World Music Days)"가 9월26일~10월3일 서울과 남양주에서
열린다.

세계음악제는 1923년 쇤베르크, 레티, 힌데미트 등 현대음악 작곡가들이
창설한 행사로 국제현대음악협회(ISCM)가 총회를 겸해 해마다 열고 있다.

현대음악계를 주도하는 각국 음악인들이 만든 최신 창작곡을 연주해 "음악의
올림픽"이라 불린다.

이 음악제를 통해 쇤베르크 "현악4중주", 스트라빈스키 "목관 8중주",
메시앙 "세상의 종말을 위한 4중주" 등의 명곡이 태어났다.

95년 타계한 윤이상씨도 60년 쾰른 음악제에서의 "현악4중주" 초연을 계기로
세계적인 음악가로 부상했다.

아시아에서 개최되는건 88년 홍콩에 이어 서울이 두번째.

지난해 일본과의 치열한 경합 끝에 개최권을 따냈다.

97 세계음악제에는 ISCM 회원국 47개국을 포함, 60여개국의 음악인들이
참여하고 39개국 음악가의 창작곡 85편이 선보인다.

국립극장 예술의전당 연강홀 독일문화원 두물워크샵등에서 23회 공연을
통해 연주될 작품은 지난해 ISCM 입선작 60곡중 45곡, 회원국 추천작 24곡,
한국작곡가의 16곡 등.

ISCM 입선작중 한국작품은 조성온의 실내악 "곤", 최명훈의 현악4중주 "윤"
(윤이상 추모작), 김재욱의 독창 "석용산스님 시에 의한 노래", 문성준의
전자음악 "두드리" 등 4곡.

"스펙트럼뮤직"의 창시자 질베르 아미(프랑스), "뉴컴플렉시티 뮤직"의
기수 브라이언 페르니흐(영국), "음악연극" 장르를 개척한 아르헨티나의
마우리치오 카겔 등 현대음악 거장의 곡도 들어 있다.

실내오페라, 관현악및 실내악, 전자음악, 합창, 행위예술 등 다양한
장르가 망라되는 것도 특징.

아스코앙상블(네덜란드), 엘리션앙상블(호주), 앙상블 아방가르드(독일),
콘티눔앙상블(미국) 바젤전자음악스튜디오(스위스) 등 세계적인 현대음악
전문연주단체가 참가한다.

우리나라에서는 KBS교향악단 페스티발앙상블 모테트합창단 삶과꿈싱어즈
강동석(바이올린) 홍신자(행위예술) 김덕수사물놀이패 등이 참여한다.

"97 세계음악제"의 주제는 "인성".

음악제 유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ISCM한국위원회 강석희위원장(서울대
작곡과교수)은 "판소리 가곡 등 성악이 발달한 한국음악의 특징을 살려
인성으로 정했다"며 "한국 전통음악의 백미로 꼽히는 문묘제례악과 판소리
가곡 사물놀이를 연주, 우리음악의 멋과 흥을 세계에 전하겠다"고 말했다.

행사기간중 단국대 난파기념관에서 열릴 심포지움에서는 볼프강 부르데
(음악학자), 제인 매닝(성악가) 등이 인성에 관해 발표하고 토론을 벌인다.

강위원장은 "흔히 난해하게 여겨지는 현대음악이 재미있는 음악으로
다가서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며 "이번 음악제가 연주부문에 비해 상대적
으로 침체된 창작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예산.유럽에서는 대통령이나 국왕이 대회장을 맡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데 우리의 경우 정부 지원이 부족해 예산이 17억원에서 10억원대로
줄어들었다.

또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 등의 비협조로 대부분의 연주장소가 국립극장
으로 잡히는 등 행사준비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홍보및 예산 부족으로 음악인들만의 잔치로 끝나고 외국에서
보다 부실하게 치뤄지지 않겠느냐"며 우려하고 있다.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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